“나는 미혼모입니다만 교황님께서 혼인 주례를 해 주실 것입니다.” 돌아오는 주일에 바티칸에서 20쌍의 혼인식
프란치스코 교황은 즉위 후, 처음으로 혼인식을 거행한다. 그 제단에는 가브리엘라도 초대되었는데, 오래 전에 태어난 딸도 동행할 것이다. 신랑이 될 사람은 한 번의 혼인 실패 경험이 있는 사람으로 상서법원(Rota Romana)로부터 혼인무효 판결을 받았다.
가브리엘라(Gabriella)는, 미혼모로서 이제는 다 큰 딸이 하나있는데, 돌아오는 주일에 베드로 성당의 첫 좌석에 앉게 될 것이다. 그 배필이 될 사람은 구이도(Guido)인데, 그는 로마 상서법원으로부터 무효 판결을 받은 과거의 혼인이력을 지닌 사람이다. 그들이 혼인하기로 결심했을 때, 그 혼인 주례를 프란치스코가 교황이 해 주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그러나 그들의 이름은, 9월 14일 교황 앞에서 혼인서약을 주고받을, 20쌍의 리스트 안에 포함되었다.
베르골리오가 교황이 된 후, 처음으로 주례하는 혼인이다.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도 혼인을 주례한 바 있는데, 이 경우는 2000년 10월에 희년의 가정행사로 성 베드로 광장에서 혼인반지를 축복한 것이다. 그러나 이번 경우에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 교황은 작년에 주교 대의원 총회의를 금년 10월 5일부터 19일까지 개최할 것이라고 공포했고, 여기에서 가정과 관련된 주제를 다루게 될 것이며, 이를 위해 부부간의 문제들, 이혼자들의 신앙생활, 입양 문제등의 전망을 위한 설문조사까지 마친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시노드를 3주 앞두고 거행하는 혼인이기에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구이도와 가브리엘라의 이야기는 이와 같은 의미에서 상징성이 강하다. 그들은 이렇게 이야기했다. “이 시대를 특징짓는 현대 가톨릭 예비부부의 자격요건에 대해 답할 필요성은 못 느꼈습니다. 그러나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휘하는 교회가 우리를 받아들였고 추상적인 의미에서 우리를 껴안았다고 말할 수는 있습니다.” 지난 1월에 이와 거의 비슷한 일이 발생했다. 교황에 의해 세례 받은 32명의 유아들 가운데, 혼인신고만 하고 사는 부부의 한 여자아이도 세례를 받았던 것이다. 지금, 이 경우도 그 때와 마찬가지로 교회법적 관점에서 그 어떤 장애도 존재하지 않는다. 가브리엘라는 지금껏 혼인한 적이 없는 여인이고, 구이도의 앞서의 혼인은 무효가 되었다. 그들은 말한다. “우리는 5년 전부터 알고 지내고 있습니다. 교회에서의 혼인의 필요성은, 우리들의 결합과 감정이 여타의 성사배령이 배제된 채,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다는 (판단과) 갈망으로부터 생겼습니다.” 본당 신부가 그들에게 교황이 혼인서약을 직접 축복해 줄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을 때, 그들은 전율했다. “우리는 연령으로나 개인적 과거사 때문에 (교황의 축복을 받기에) 적당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현재의 베르골리오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 이 교황은 참으로 놀랍습니다. 지금 교회와 신자들을 밑바닥에서부터 개혁하고 있습니다. 믿지 않는 자들도 그분의 역량과 심오함 그리고 어떤 무장도 하지 않은 단순성 앞에 무관심하게 있을 수 없습니다.”
주일에 혼인할 사람들 가운데 구이도와 가브리엘라는 제일 연장자이다. 미소 지으며 그들은 말한다. “우리 두 사람 나이를 합하면 거의 100년이 됩니다.”
플라비아노와 쥴리아, 두 사람 나이를 합하면 60년이 된다. 그들은, 많은 젊은 부부들이 처해있는 경제적 어려움 가운데 있는 사람들로서, 교황 앞에서 혼인하게 된다. 플라비아노는 실직급여 상태의 경비원이다. 쥴리아는 패스트 푸드점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고 있다. 그러나 교황의 강론을 들은 후, 그들은 (자신들의 결정을) 경솔하게 여기지 않는다. 교황은 9월 3일 일반알현 때, 신혼부부에게 이렇게 말했다. “오늘날 혼인하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이때에 혼인하기로 결정한 커플 3쌍 가운데 한 쌍 정도가 선택되었는데, 바티칸에 자신들의 이름을 알려서 결정하게 만들었다. 플라비아노와 쥴리아는 혼인 축하연을 포기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러나 그들이 봉사자로 일하고 있는 본당 (신자들) 전체가 (그들을 위해 로마로) 옮겨오기로 결정했다. 플라비아노는 기쁨 가득한 얼굴로 “공동체 전체의 축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 밖의 전통적인 혼인 축하 절차는 생략할 것이다. 알렉산드라는 이렇게 말했다. “교황님 앞에서 혼인한다는 것은 혼인 반지가 주는 그 어떤 감동도 뛰어 넘는 것이다.” 그녀는 성 안드레아 성당의 본당신부의 주선으로 바티칸에서 혼인하게 되었다. 그녀는, 로마에서 라디오 디제이로 활동하기 위해 온 약혼자 프란치스코와 함께, 성 안드레아 성당에서 혼인하기로 했었다. 그런데 최근 교구청으로부터 이와 같은 초대장을 받았다.
라우라와 마르코는 혼인 피로연 예약 장소를 바꾸어야 했다.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애초에 가능하지 않다면 피로연 자체를 포기할 준비도 되어있었어요.” 그 두 사람의 만남은 혼인축제를 통해서였다. 라우라는 축제에서 만난 마르코를 페이스 북에서 다시 발견했다. 라우라는 두 사람의 관계가 확고하게 되리라고는 여기지 못했단다. 그러나 첫 접촉이 있은 후, 7일 만에 두 사람은 약혼했고, 그로부터 4개월 후, 혼인하기로 결정하였다. “지금 사람들이 꿈같은 일이 벌어졌다고 말합니다. 우리를 혼인시켜줄 분이 바로 교황님입니다. 우리들의 결합이 언제나 지속되리라는 혼인서약의 응답을 위해, 저희는 분명한 이유를 하나 더 지닌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