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식 주교, 북쪽 관계자와 카리타스 업무 이관 합의
한국 카리타스(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가 국제 카리타스의 대 북한 지원 사업 실무를 맡아 주도적 역할을 하게 됐다.
5월29일부터 5일간 북한을 방문하고 3일 귀국한 한국 카리타스 위원장 유흥식 주교는 "국제 카리타스를 대표해 7일 북측 대남경제협력 총괄기구인 민족경제협력위원회(약칭 민경협) 김성일 부위원장과 대북 개발협력사업 문제를 협의하고 의향서를 교환했다"고 밝혔다. ▶유흥식 주교 인터뷰 18면
의향서에 따르면, 국제 카리타스 대북지원 창구 역할을 맡고 있는 홍콩 카리타스 대북지원 업무를 카리타스 코리아(=한국 카리타스)가 2007년부터 이어받아 대북 개발협력지원 사업을 주도적으로 추진하게 된다. 또 앞으로 국제 카리타스 대북 개발협력 사업은 한국 카리타스와 민경협이 서로 양측 제안을 협의해 세부 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추진하기 위한 실무책임자 회의를 필요할 때마다 개성에 있는 남북경제협력협의사무소에서 갖게 된다.
아울러 개발협력사업을 추진하는데 필요한 물자 수송 등에 관한 문제는 1995년 국제 카리타스가 대북 인도적 지원 사업을 시작할 당시 수송비용을 북측이 부담하기로 '큰물피해대책위원회'와 맺은 합의서에 기초해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한국 카리타스 총무 황용연 신부는 "이는 국제 카리타스의 대북개발협력 업무를 추진하는 새로운 실무기구로서 한국 카리타스가 이어받은 대표성을 북측이 인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가톨릭 구호기구 네트워크인 국제 카리타스는 지난 95년 북한 큰물피해 사태 이후 지금까지 전 세계 가톨릭교회를 대표해 대북한 지원과 구호활동을 전개하며 폐쇄적 북한 사회를 국제사회와 연결하는 통로 역할을 수행하는 등 한반도 평화와 남북 화해에 기여해왔다.
그동안 대북지원 실무책임을 맡았던 홍콩 카리타스를 통해 국제 카리타스가 북한에 지원한 총액은 대북지원 10주년을 맞은 2005년말 현재 미화 3152만5359달러(330억원 상당)에 이르고 있다.
한국 카리타스는 이중 509만4465달러(16.19%)를 지원해 가장 많이 기여했고, 몇년전부터 해마다 국제 카리타스 전체 대북지원 총액의 1/3이상을 부담하는 등 북한에 대한 긴급 식량ㆍ의료 지원과 룡천 지역 폭발 참사 구호 등에 앞장서 왔다. 이에 따라 한국 주교회의나 국제 카리타스 대북지원위원회 내에서도 그동안 대북지원 사업의 가장 주요한 지원 기구인 한국 카리타스가 실무를 직접 담당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당위성이 제기돼 왔다.
서영호 기자amotu@pbc.co.kr 평화신문 기자 pb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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