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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춘천교구장 사목교서

작성자 : 문화홍보국 작성일 : 2016-08-27 조회수 : 9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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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의 빛을 가족 모두에게


  

  

사랑으로 하나 되어

 

1. 2015년을 시작하면서 춘천 교구의 모든 형제자매에게 축복의 인사를 드립니다. “주님의 평화와 기쁨이 여러분 모두에게 넘치도록 깃들어, 사랑으로 하나 되길 기도합니다.”


2. 지난여름 방한하신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로마에 모인 전 세계인에게 ‘기억’, ‘희망’, ‘증언’ 이 세 가지 단어로 한국교회를 설명하시면서, 우리가 이들의 굳건한 수호자가 되길 기원하셨습니다. “교회는 기억과 희망의 수호자입니다. 교회는 어른들이 젊은이들에게 선조들로부터 받은 신앙의 불꽃을 전해주는 영적 가정입니다. 옛 순교자들의 증거의 삶을 기억한다는 것은 현재의 삶 속에서 새로운 증언을 하는 것이고, 미래의 희망을 일깨우는 것입니다(일반 알현, 2014.08.20.).”


2014년은 신앙의 빛을 이웃에게


3. 지난해, 우리 춘천교구는 교구설정 80주년의 목표(2019년까지 복음화율 10%주일미사 참례율 40%)를 세우고, 그 실현을 위해 많은 준비를 하였습니다.


4. 사목국과 사회 사목국, 성소국 그리고 청소년국과 문화 홍보국 등 교구 꾸리아의 계획은 차질 없이 실천되었고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본당 사제들도 교구장의 사목교서를 실천하기 위해, 구체적 계획을 수립하였고 그 실현을 위해 노력하였습니다. 본 교구장은 사목방문과 견진성사 집전 그리고 각종 교구 행사를 통해, 도처에서 노력하고 있는 사목자들과 변화되어가는 공동체의 아름다운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주님께 감사드립니다. 


5. 사제들 곁에서, 함께 일해주신 수도자와 평신도 모든 분들께도 고마움을 표합니다. 여러분의 노력은 천국에 쌓이는 재물이 될 것이고, 이 땅에서는 기쁨의 원천이 될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직접 조성하신 제자 공동체의 삶을 가득 채웠던 것도 이와 같은 복음의 기쁨이었고 선교의 기쁨이었습니다(복음의 기쁨 21). 우리는 이 기쁨을 땅 끝까지 전하도록 불림 받은 증인들입니다(사도 1.8). 


6. 지금까지 우리가 했었던 노력은 지속되어야 합니다. 우리 이웃들에게 복음의 기쁨이 끊임없이 선포되어야 하고, 냉담자들에게는 복음의 매력이 새롭게 제시되어야 합니다. 우리가 기도하고 노력하면, 우리와 함께 하시는 성령께서 새로운 방법과 길을 일러주시고, 지칠 줄 모르는 열정을 불러일으켜 주실 것입니다. 


2015년은 신앙의 빛을 가족 모두에게


7. 2015년에는 특별히 가정 공동체 안에 복음의 기쁨이 가득하길 기원합니다. 성경을 보면, 예수 그리스도로부터 선포된 구원의 복된 소식은 가장 가까운 이들에게 전달되었습니다. 사도 안드레아는 그의 형인 베드로에게 예수님을 소개하고 필립보는 나타나엘에게 주님을 만나도록 이끕니다(요한 1,40-51). 그들은 벳사이다 출신으로 가까운 사람들이었습니다. 같은 곳에서 그물을 손질하던 제베대오의 아들 야고보와 그의 동생 요한도 마찬가지입니다(마태 4,21). 사마리아 여인도 물동이를 버려두고, 고을의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 그리스도를 알렸습니다(요한 4,28). 신약성경의 모든 곳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구세주를 만난 사람은 그 기쁨을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선포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선포하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는 기쁨이 그들을 사로잡았기 때문입니다.  


8. 예수 그리스도와의 만남을 주선하고픈 가장 가까운 사람은 누구입니까? 우리 가족입니다. 그들은 우리에게 가정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사랑이 무엇인지 최초로 일깨워준 사람들이고, 마지막까지 우리를 위해 희생하며 기도해 줄 소중한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강생의 신비도 이와 같은 가정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구원의 기쁨을 제일 처음으로 누린 사람도 나자렛 성가정의 요셉과 마리아였습니다. 가족 구성원은 너무도 소중하여 성경 곳곳에서 가족을 책임진 사람을 지칭할 때, 그 개인과 가족을 동일시함을 발견합니다. 바오로도 감옥에 있을 때, 간수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주 예수님을 믿으십시오. 그러면 그대와 그대의 집안이 구원을 받을 것이오(사도 16,31).”


9. 한 인격 안에 가족 구성원 모두를 포함시킬 정도로 가정은 이렇게 결속되어있습니다. 그들은 같은 운명공동체의 일원입니다. 같은 지붕과 같은 식탁, 같은 침상을 사용하는 사람들입니다. 기쁨과 희망, 슬픔과 고뇌를 함께 느끼고, 나누는 사람들입니다. 누구보다도 먼저 복음의 기쁨을 나누어야 할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현재 우리 신앙인의 가정은 어떻습니까? 


10. 오늘날 가족 구성원들 가운데 냉담자가 없는 가정을 발견하기 힘듭니다. 어려서는 신앙생활을 열심히 했는데, 청소년 시절부터 멀어진 자녀들을 쉽게 발견합니다. 늦게 신앙을 갖게 되어 외짝교우로 지내는 분들도 있습니다. 인생여정의 부침 속에서 개별적 이유로 교회로부터 멀어진 이들도 발견됩니다. 이들이 참된 신앙을 회복하고, 그리스도와 새롭게 만나는 기쁨을 발견하도록 이끌어 주어야 합니다.  그 책임과 임무는 바로 우리 가족 구성원의 것입니다. 충분한 시간과 인내 그리고 끊임없는 기도와 성실한 모범이 필요합니다. 결코 체념하거나 포기해서는 안 됩니다.

 

예수그리스도와의 진정한 만남의 체험 필요


11. 유아세례에 대하여, 자녀가 신앙을 스스로 선택할 만큼 장성할 때까지 신앙을 권하지 않겠다는 부모도 있습니다. 이는 구원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거나 확신이 없기 때문입니다. 밭에 묻혀있는 보물을 발견한 사람은 가진 것을 다 팔아서 그 밭을 삽니다(마태 13,44). 예수 그리스도와의 진정한 만남을 통해 구원의 기쁨을 체험한 사람은 이렇게 무책임하게 자녀를 방치하지 않습니다. 그들에게 참된 가치가 무엇인지 삶의 모범을 통해 보여주고, 그들도 복음의 기쁨 속에서 빛을 따라 나아가게 합니다. 


12. 만일 우리가 예수님으로부터 받은 사랑, 그분께 구원받은 경험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면, 그분에 대한 사랑과 열정이 식었다면, “예수님께서 우리의 마음을 다시 한 번 사로잡아 주시도록 꾸준히 기도해야 합니다. 날마다 예수님의 은총을 청하며 그분께서 우리의 닫힌 마음을 열어 주고, 생기 없고 피상적인 우리 삶을 흔들어 주시도록 간청해야 합니다. 열린 마음으로 그분 앞에 서서, 그분의 시선에 우리 자신을 내어 맡길 때, 당신 사랑의 눈길을 의식하게 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네가 무화과나무 아래에 있는 것을 내가 보았다(요한 1,48)고 말씀하신 그날, 나타나엘은 그분 사랑의 눈길을 깨달았습니다(복음의 기쁨 264).”


누가 내 어머니이고 누가 내 형제들이냐?


13. 누가 우리의 가족입니까? 우리의 가족은 어떤 사람들입니까?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사람이 내 형제요 누이요 어머니다(마태 12,50).” 혈연으로 시작된 우리의 가족은 신앙으로 완성됩니다. 가족 구성원 중 어느 누구도 제외될 수 없습니다. 모두가 하느님의 보다 큰 영광을 위해, 하느님 나라의 완성을 위해, 하느님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이 땅에서도 이루어지도록 불림 받았습니다. 


교구의 노력


14. 사목국은 자체 계발한 선교 프로그램을 통해, 2015년부터 본당 사목 현장 및 가정 공동체에 큰 도움을 줄 것입니다. 사회사목국은 정비된 조직과 교육을 통해 각 지구와 본당의 가난하고 소외된 계층의 가족들에 대한 구체적 사랑 실천을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성소국은 사제 성소자들의 못자리인 가정 공동체의 복음화에 심혈을 기울일 것입니다. 청소년국은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가족들이 함께 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할 것입니다. 문화홍보국은 가정 성화 관련 자료와 예를 발굴하여 매체를 통해 전달할 것입니다. 교구의 모든 본당과 가정에서도 저희와 뜻을 함께 하여 노력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15. 교황성하께서는 우리가 ‘기억’‘희망’ 그리고 ‘증언’의 확고한 수호자가 되길 기도하셨습니다. 2015년을 시작하면서, 저도 같은 말씀으로 우리 춘천교구의 모든 가정을 위해 기도합니다. 가정교회는 기억과 희망의 수호자가 되어야 합니다.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선조들로부터 받은 신앙의 불꽃을 전해주는 기억의 지킴이가 되어주십시오. 순교자들의 증거의 삶이 여러분의 삶이되길 기도합니다. 여러분의 삶은 자녀들에게 새로운 증언이 될 것이고, 미래의 희망을 일깨우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2015년을 시작하면서, 우리 모두의 인생여정에 함께 하시는 성모님의 도움을 간청하며 여러분 모두에게 주님의 축복을 전합니다.



2014년 11월 30일 대림 1주일


천주교 춘천 교구장 김운회 루카 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