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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춘천교구장 사목교서 후속권고

작성자 : 문화홍보국 작성일 : 2022-12-01 조회수 :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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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목교서 

말씀살기와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

후속 권고



우리의 현실


지난해 사목 교서 ‘말씀살기와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을 발표하고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습니다. 춘천교구 하느님 백성 모두가 이 여정에 기꺼이 동참해 주심에 감사드리며, 한 해를 새롭게 준비하고자 이 글을 씁니다. 사목 교서는 다음과 같은 질문으로 시작하였습니다. “기후 위기와 가난한 이들의 소외라는 현실 앞에서 그리스도인 공동체인 교회의 역할은 무엇인가?” 우리의 역할을 자문하면서, 하느님께서 당신 자신을 드러내시는 자리를 찾아가 그분의 영광을 드높이도록 권고하셨던 이냐시오 성인의 가르침을 떠올려 보며, 무엇보다 먼저 하느님께서 당신 자신을 드러내시는 자리를 다시 한 번 살펴보게 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하느님께서 당신을 드러내시는 자리는 말씀과 세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피조물입니다(「찬미받으소서」 12항)"라는 말씀으로 명료하게 우리를 인도해 주십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영원한 말씀을 주셨고 그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계심이 바로 기쁜 소식입니다.” 「주님의 말씀」 1항, 베네딕토 16세 교황 권고


1. 말씀살기 : 말씀으로 우리 곁에 오신 하느님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이 권고를 통하여, 살아 있는 그리스도교 영성은 교회 안에서 선포하고, 듣고, 기념하고, 묵상한 하느님의 말씀을 기초로 하고 있음을 역설하셨습니다. 아울러 하느님의 백성 전체(목자들, 봉헌된 이들과 평신도들)를 향해 기쁜 소식을 전하며 살아간다는 것은 거창한 무엇이 아니라 바로 말씀을 살아내는 일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말씀살기’ 여정은 매일의 말씀을 읽는 것에서 시작되며, 무엇보다 공동으로 함께 읽고 선포하는 말씀의 작은 모임들과 전례 안에서 굳건해집니다. 우리 일상 안에서 말씀을 살고 말씀이신 ‘그리스도의 향기’(2코린 2,15)를 이웃들에게 전할 때, 하느님의 더 큰 영광을 바로 눈앞에서 보게 될 것입니다. 


“인간은 자신에게서 벗어나 하느님, 타인, 모든 피조물과 친교를 이루어 살면서 관계를 맺으면 맺을수록 더욱 성장하고 성숙하며 거룩해집니다.” 「찬미받으소서」 240. 프란치스코 교황 회칙


2. ‘찬미받으소서 살기’ : 피조물을 통해 드러나시는 하느님


  현대의 기후 위기와 가난한 이들의 소외는 하느님께서 계시지 않는 듯 행동하며, 피조물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법을 잃어버린 것에 원인이 있다고 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인간이 초래한 생태 위기의 근원으로 기술만능주의와 인간중심주의를 비판하면서 통합적이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다양한 차원의 대화와 교육을 촉구하십니다. 교회는 이러한 위기 앞에 하느님과 피조물의 창조적 관계를 회복하는 것을 대안으로 제시합니다. 이 관계 회복의 한 가운데에 복음, 곧 말씀이 자리합니다.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마르 16,15). 예수님의 말씀이 실현되어야 하는 곳은 바로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모든 피조물과 공동의 집인 지구입니다. 따라서 ‘말씀살기’는 ‘찬미받으소서 살기’로 이어져야 하고 궁극의 지향점은 한 곳이어야 합니다. 


이 후속 권고를 통해 ‘말씀살기’와 함께 ‘찬미받으소서 살기’의 구체적인 실천 사항을 제안합니다. 


생태를 위한 기도를 봉헌합니다 : 생태를 위한 기도는 상처의 치유와 함께 관계를 회복하고, 하느님과 인간과 모든 피조물의 사랑을 우리 안에서 내면화하는 중요한 실천 사항입니다. 

알고 믿어야 합니다 : 깊이 잠식된 소비와 소유 문화에서 벗어나 이 시대의 요청에 따른 실천적 복음화의 길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말씀과 교회 문헌, 생태적 삶이 어떤 삶인지 알아야 합니다.

알고 나서 실천하지 않으면 소용없습니다 : 생태적 회심과 실천은 기도로 시작하여 공부를 통해 알아가고, 그 앎을 신앙인의 소명 의식으로 실천하며 살아 내는 것입니다. 이는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의 가장 중요한 핵심이자 목표입니다. 2023년 한 해는 개인적으로 혹은 소공동체와 본당 차원, 어떤 경로를 통해서라도 ‘찬미받으소서 살기(기도, 공부, 실천)’ 여정에 동참해 주시기 바랍니다. 교구에서도 ‘찬미받으소서 살기’ 도움 책자를 발간하여 직간접적으로 여러분의 여정에 함께하겠습니다. 하느님 백성이 모두 모여 기도하고 공부하며 실천하는 이 시간들 속에서 “하느님께서 당신 자신을 드러내시는 자리를 찾아 그분의 영광을 드높이는” 기쁘고 의미 있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말씀은 이 세상 만물을 지탱하는 기초입니다. 인간도 이 말씀으로 창조되었으므로 우리는 말씀을 벗어나서는 모든 것의 완성에 이를 수 없습니다. 언제나 말씀을 중심에 두고 가난한 이들과 생명과 환경을 위한 노력에 동참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춘천교구 사목 교서 ‘말씀살기와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의 후속 권고가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어야 할 교회의 소명을 실현해 나가는 뜻깊은 기회가 된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습니다.


2022년 11월 27일 대림 제1주일에

춘천주교 김주영 시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