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31일 밤 춘천 죽림동성당에서는 이태원 참사에 추모의 뜻을 전하는 무거운 분위기의 클래식 연주가 흘렀다. 참사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관객들을 위로하는 선율이었다.
공연은 춘천 출신 바이올리니스트 우예주가 미국 뉴욕에서 만난 아티스트 친구들과 열고 있는 ‘페스타 뉴욕 인 춘천(FESTA NYCC) 2022'일환으로 마련됐다. 당초 이날 공연은 성 골롬반 외방 선교사 소속 아일랜드 수녀들에게 헌정하는 ‘사랑과 헌신’ 감사 콘서트로만 꾸며질 예정이었으나 지난달 29일 이태원 참사를 추모하기 위해 일부 곡을 변경해 진행했다.
성당 내부 십자가를 배경으로 바이올리니스트 우예주와 첼리스트 마이클 니콜라스, 피아니스트 조준영은 모리스 라벨의 '피아노 삼중주 A단조', 멘델스존의 '피아노 3중주 2번'을 잇따라 들려줬다. 차분하면서도 비장한 곡들이었다. 특히 라벨이 소집영장을 받기 전 전력을 다해 작곡한 것으로 알려진 '피아노 삼중주 A단조'는 후일을 기약할 수 없는 인간이 과거를 돌아보는 애틋한 시선과 비장한 심경이 생생하게 느껴졌다.

이날 크라이슬러의 북아일랜드의 민요 '아 목동아'(런던데리 에어)도 연주됐다. 6·25 전쟁의 폐허 속에 가난과 병마의 시달리던 춘천시민들을 위해 56년간 헌신한 성 골롬반 외방 선교사 소속 아일랜드 수녀들의 희생과 헌신을 생각케 하는 곡이었다.
음악감독을 맡고 있는 우 바이올리니스트는 "관객분들과 이 자리를 빌어 음악과 함께 애도를 하는 것이 의미가 있겠다고 생각해 고민 끝에 곡을 변경해 올리게 됐다. 관객들께 잠시나마 치유의 시간이 됐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날 공연 편집본은 오는 23일 오후 7시 유튜브 ‘FESTA NYCC’에서 공개될 방침이다. ‘페스타 뉴욕 인 춘천2022'는 12월 2일까지 이어지며 오전 11시50분 춘천시청에서 진행 예정인 공연 역시 추모의 성격을 담아 연주된다.
강원일보 원문보기: http://www.kwnews.co.kr/page/view/20221101111612120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