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란치스코 교황은 2022년 사순 시기 담화를 통해 “이웃을 향한 적극적인 애덕으로 낙심하지 말고 계속 선행을 하자”며 “이번 사순 시기 동안 기쁘게 줌으로써 자선을 실천하자”고 요청했다.
교황은 ‘낙심하지 말고 계속 좋은 일을 합시다. 포기하지 않으면 제때에 수확을 거두게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기회가 있는 동안 모든 사람에게 좋은 일을 합시다’(갈라 6,9-10)란 주제 담화에서 “하느님의 협력자가 되라는 부름을 받는 우리가 현재의 시간을 잘 활용한다면 선의 씨앗을 뿌릴 수 있다”며 선행을 강조했다.
또 “선의 씨앗을 뿌리라는 요청을 부담이 아닌 은총으로 여겨야 한다”며 “우리가 뿌린 선의 첫 열매는 우리 자신 안에서,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심지어 친절을 베푸는 우리의 소소한 행동에서 나타난다”고 말했다. “하느님 안에서 그 어떠한 사랑의 행동도, 사소한 행동도, 그 어떠한 아낌없는 노력도 결코 헛되지 않을 것”이라고도 전했다.
말씀의 중요성도 재차 강조했다. 교황은 “하느님 말씀은 우리의 시야를 넓혀 주고 드높여 주며, 우리 삶과 행동의 무르익은 열매는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에 들어갈 알곡’이며 ‘하늘의 보물’”이라며 “사순 시기 동안 우리는 살아 있고 힘이 있는 하느님 말씀을 받아들임으로써 그분의 선물에 응답하라고 요청받는다”고 설명했다.
교황은 믿음이 주는 위안을 느껴볼 것도 권했다. 교황은 “우리에게는 하느님이 필요하기에 기도해야 하며,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낙심하지 말고 끊임없이 기도해야 한다’고 가르치셨다”면서 “감염병의 세계적 유행이 우리 개개인과 사회의 연약함을 더욱 인식시켜 주었다면, 이번 사순 시기에 우리가 하느님 믿음에서 오는 위안을 체감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교황은 또 “사순 시기에 우리에게 요청되는 육신의 단식이 죄와의 싸움에서 우리의 영을 강인하게 해주길 바란다”며 “계속 참회와 화해의 성사 안에서 용서를 청하고, 탐욕에 맞서 싸우자”면서 우리 삶의 악을 뿌리 뽑자고 요청했다.
한편, 한국 교회 각 교구장들도 사순 메시지를 발표하고 코로나19로 아픔과 상실을 겪고 있지만, 사순 시기는 하느님 앞에서 우리가 새롭게 되는 시기라고 강조했다.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는 “하느님과 화해하십시오. 지금이 바로 매우 은혜로운 때입니다.”(2코린 5,20; 6,2)를 제목으로 낸 사순 메시지에서 “코로나19 팬데믹이 낳은 아픔과 상실들 속에 하느님은 우리를 저버리신 것이 아니라, 우리의 그 고통 속에 말없이 십자가 위에서 우리와 함께 계신다”고 위로했다.
이어 정 대주교는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치가는 사랑의 장인’이 되어야 한다는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말씀처럼, 자신을 희생하여 모든 국민을 위해 봉사하고 사랑하는 분을 새 대통령으로 보내주시기를 주님께 청하자”고도 요청했다.
인천교구장 정신철 주교는 “너 어디 있느냐?”(창세 3,9)를 제목으로 사순절 담화문을 발표하고, “사순 시기는 하느님께 돌아오는 시기”라면서 “나의 삶의 주인이 하느님이셨는지 아니면 나 자신이었는지를 깊이 생각하고 성찰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의정부교구장 이기헌 주교도 사순절 메시지를 내고, 코로나 펜데믹을 겪으며 위축된 신앙생활을 지적했다. 이 주교는 “하느님의 뜻이 담긴 성경을 읽지 않으면서 그분을 믿는다고 할 때, 그 신앙생활에서 어려움이 생기는 것은 당연한 이치”라며 “사순 시기에 성경 읽기를 통해 신앙생활을 정리하는 기회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춘천교구장 김주영 주교는 ‘춘천교구 하느님 백성에게 드리는 서한’을 통해 “신앙인들은 효율적인 가치만을 추구하는 세상의 흐름 앞에서, ‘그것만이 전부가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예수님의 사랑과 수난의 고통을 깊이 묵상하며 부활을 준비하자”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
이지혜 기자 bonappetit@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