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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평화신문[2021 결산] 성 김대건 신부 희년·백신 나눔 100억 원...첫 순교자 유해 발견하고 주교단 세대교체

작성자 : 문화홍보국 작성일 : 2021-12-23 조회수 : 653

[2021 결산] 성 김대건 신부 희년·백신 나눔 100억 원...첫 순교자 유해 발견하고 주교단 세대교체


2021.12.25 발행 [1643호]

▲ 대전교구는 8월 21일 솔뫼성지 천주교 복합예술공간 기억과 희망 성당에서 대전교구장 서리 김종수 주교 주례와 주교단 공동집전으로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 기념일 특별 미사를 봉헌했다.




▲ 한국천주교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 손병선 회장이 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에게 ‘교황님과 함께하는 백신 나눔 운동’으로 모금한 성금 2억 6000만 원을 전달하고 있다.


한국 교회는 성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 희년을 마무리 지었다. 한국 교회 첫 순교자 유해를 230년 만에 찾은 해였으면서도 코로나19 여파로 모든 신앙 지표가 반토막이 난 통계표를 받은 해이기도 했다. 서울대교구와 춘천교구엔 새 교구장이 착좌하고 한국 교회 역사상 처음으로 교황청 장관이 탄생하는 경사가 있었다. 하지만 교회 큰 어른이던 정진석 추기경과 이문희 대주교를 떠나 보내야 했다. 기쁨과 슬픔, 환호와 실망의 교차로에 선 한국 교회는 시노달리타스 정신으로 제16차 세계 주교 시노드를 시작한 보편 교회와 발맞춰 2년 여정의 시노드 대장정에 오르며 변화와 쇄신을 향한 희망의 발걸음을 내디뎠다. 2021년 한 해를 돌아본다.



성인의 삶과 영성 되새기며 이웃 사랑 실천

성 김대건(1821~1846) 안드레아 신부 탄생 200주년 희년을 지낸 한국 교회는 성인의 삶과 영성을 되새기고 이를 실천하려 노력했다. 2020년 11월 29일 개막해 2021년 11월 27일까지 이어진 희년 동안 한국 교회는 미사와 다양한 기념행사로 성 김대건 신부가 전하고자 했던 하느님 사랑과 말씀을 재현했다. 특히 성 김대건 신부가 태어난 날인 8월 21일에는 탄생지인 대전교구 솔뫼성지는 물론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도 기념 미사가 봉헌돼 의미를 더했다. 성 김대건 신부가 보여줬던 이웃 사랑의 실천은 백신 나눔 운동으로 열매를 맺었다. 한국 교회가 1년간 모은 백신 나눔 기금은 100억 원을 넘긴 것으로 추산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서한을 통해 감사를 전하며 한국 교회의 나눔 실천을 격려했다.

성 김대건 신부 희년을 살면서 가경자 최양업 신부의 시복에 관한 관심도 높아졌다. 올해는 성인 탄생 200주년이면서도, 최양업 신부 탄생 200주년이기도 했다. 주교단은 주교회의 가을 정기총회를 마치며 최양업 신부의 시복을 위한 기도와 현양 운동에 더욱 힘써주기를 신자들에게 요청했다. 교황청 시성성에서 최양업 신부의 기적 심사가 통과되지 못한 결과에 낙담하지 않고 최 신부의 기적 사례를 새롭게 수집해 기적 심사를 다시 추진하기로 했다. 한편, 순교자 현양의 노력은 6월 로마에서도 이뤄졌다. 주교회의 시복시성특별위원회 대표단은 로마 교황청 시성성을 방문해 ‘하느님의 종 이벽 요한 세례자와 동료 132위’ 시복 예비심사 법정 문서를 제출했다. ‘하느님의 종 이벽 요한 세례자와 동료 132위’는 1785~1879년 신앙으로 목숨을 잃은 순교자들이다. 103위 성인과 124위 복자에 포함되지 않았던 한국 교회 초기 평신도 순교자와 순교 사실이 새롭게 밝혀진 이들이다.



▲ 전주교구장 김선태 주교가 순교 복자 윤지충 바오로와 권상연 야고보, 윤지헌 프란치스코의 유해 안치식과 현양 미사 후 유해함과 유해 성광 앞에서 기도하고 있다.


팬데믹 시대 사목 변화 요구

순교자 성월인 9월에는 한국 교회 첫 순교자인 복자 윤지충 바오로와 복자 권상연 야고보의 유해가 전북 완주군 초남이성지 바우배기 일대에서 발견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두 복자가 순교한 지 230년 만이다. 윤지충의 동생 복자 윤지헌 프란치스코의 유해도 함께 발견됐다. 전주교구는 초남이성지에서 세 복자의 현양 미사를 봉헌하고 유해 안치식을 거행했다. 가톨릭교회가 순교 성인과 복자의 유해를 공경하는 것은 순교자들의 신앙 모범을 잊지 않고 그 순교 신앙을 살도록 하기 위해서다.

230년 전 순교자들의 유해가 우리 곁으로 돌아와 신앙이 무엇인지를 되묻고, 순교 신심을 일깨웠지만 오늘을 사는 신자들의 신앙생활과 성사생활은 코로나19로 위기의 연속이었다. 변이를 거듭하는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거리두기 단계와 일상적 단계회복 정책이 반복되면서 신앙생활도 온탕과 냉탕을 오갔다. 올해 4월 발표된 한국 천주교회 통계는 비록 2020년을 집계한 지표지만 코로나19가 신자들의 신앙생활을 얼마나 뿌리채 흔들었는지를 보여줬다. 통계상으론 미사와 성사 생활 참여율 등 모든 지표가 거의 반토막이 났다. 교회 내 세대 양극화 현상도 심해졌다. 사회적으로 재택근무, 비대면 모임이 일상화되면서 교회 내에서도 TV와 유튜브를 통한 방송 미사와 행사 참여는 낯선 일이 아니게 됐다. ‘위드 코로나 시대’ ‘코로나19 이후 시대’를 맞이하면서 사목 변화와 교회 쇄신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도 높은 한 해였다.


▲ 김주영 주교가 1월 6일 제8대 춘천교구장에 착좌한 뒤 미사를 주례하고 있다.


 
▲ 제14대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가 12월 8일 주교좌에 착좌한 후 기도하고 있다.



주교단 세대교체

주교단의 변화도 많았다. 1월부터 춘천교구장 김주영 주교 착좌식, 대전교구 한정현 보좌 주교 서품식이 이어졌다. 2월과 4월에는 군종교구장 서상범 주교 임명과 교구장 착좌식이 있었다. 부산교구에선 신호철 보좌 주교가 5월에 임명되고 6월에 수품됐다. 6월에는 대전교구장이던 유흥식 주교가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에 임명됐다. 한국교회 역사상 첫 교황청 장관 탄생이었다. 대전교구장에는 김종수 주교가 서리로 임명됐다. 서울대교구 정순택 보좌 주교는 10월 서울대교구장으로 임명됨과 동시에 대주교로 승품됐다. 정 대주교는 12월 서울대교구장에 착좌했다. 정 대주교의 임명으로 염수정 추기경은 9년 5개월 5일 만에 서울대교구장에서 물러났다. 새 주교의 탄생과 새 교구장 맞이라는 기쁨도 있었지만, 정진석 추기경(4월 27일)과 이문희 대주교(3월 14일) 선종이라는 슬픔도 함께했다. 서울대교구장(정 추기경)과 대구대교구장(이 대주교)을 지내며 한국 교회 발전에 헌신했던 교회 어른의 빈자리에 모두가 애도를 표했다.



교구 시노드 개막

제16차 세계 주교 시노드가 10월 10일 2년 여정을 시작했다. 지역 교회의 교구 단계 시노드 개막은 10월 17일 교구마다 미사를 통해 이뤄졌다. 한국 교회 각 교구도 이에 동참했다. 이번 시노드 주제는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교회를 위하여 : 친교, 참여, 사명’이다. 한국 교회는 물론 전 세계 교회가 성령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교회 모든 구성원이 함께 걸어가는 길을 구체적으로 체험하는 시간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와 같은 시노드의 핵심 정신인 ‘시노달리타스’는 한때 공동합의성으로 번역되기도 했으나, 주교회의는 이를 라틴어 발음을 그대로 쓰기로 결정했다.

이 밖에도 한국순교복자수녀회는 9월 교황청에서 성좌 설립 수도회로 승인을 받았다. 한국인이 설립한 한국 교회 자생 수도회가 성좌 설립 수도회로 승인받기는 한국순교복자수녀회가 처음이다. 초대 원주교구장 지학순 주교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9월부터 한 달간 강원도 원주에서 열렸다.



박수정 기자 catherine@cpbc.co.kr

가톨릭평화신문 원문보기: http://www.cpbc.co.kr/CMS/newspaper/view_body.php?cid=815683&path=202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