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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민일보주교와 성당, 공간을 깨우다

작성자 : 문화홍보국장 작성일 : 2021-09-03 조회수 : 841

주교와 성당, 공간을 깨우다


'장익 주교와 한국 교회건축' 발간
장익 주교 원고… 주변 인물 회고 모아
전례공간 의미와 아름다움 강조
춘천교구장 당시 19곳 중·신축
도내 성당 건축 에피소드 눈길

▲ 한국의 아름다운10대 교회중하나인 강릉 초당성당.
▲ 한국의 아름다운10대 교회중하나인 강릉 초당성당.
▲ 강릉 초당성당 북동측 전경과 내부 경사통로
▲ 강릉 초당성당 북동측 전경과 내부 경사통로
“오늘날 종교와 미술이 서로를 필요로 하는데 우리 사정은 어떠합니까.우리나라 교회는세계적으로 아주 괄목할 만한 발전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신자 수나 성직자와 수도자 수,여러 면에서 온 세계가 찬양하는 그런 눈으로 보고 있습니다.그런데 과연 ‘우리나라 교회는 내적·질적으로 성숙하고 있는가?’ 묻는다면 선뜻 그렇다고 말하기가 힘듭니다.”

춘천교구장을 지낸 고(姑) 장익(하단 사진) 주교는 시대의 지성이라 할 만하다.그는 10개 국어에 능통했지만 이를 뽐내거나 내세우지 않았고 ‘마음에 생긴 성경 이야기’시리즈를 비롯해 ‘불교 유식학 강의’,‘폭력’,‘예수의 길’등 19건의 관련 저서를 펴냈으며 전임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쓴 ‘사랑의 성사’ 등 15권의 책도 번역했다.예술에도 조예가 깊어 한국천주교주교회의 문화위원장으로서 가톨릭미술상을 주관하기도 했다.춘천교구장 재임 시절에는 성당과 교회건축물 19곳을 중창·신축했다.

장익 십자가의 요한 주교의 선종 1주기를 맞아 발간한 ‘장익 주교와 한국 교회건축’은 한국 가톨릭 교회건축사에 한 획을 그은 장익 주교의 글을 비롯해 그를 기리는 이들의 마음을 모아 실은 책이다.

김정신 단국대 명예교수는 장익 주교가 썼던 글 11편,임홍지 춘천교구 원로사제,최종태 조각가,권영숙 화가,김원 건축가,조광 고려대 명예교수,김영섭 건축가 등 장익 주교와 인연을 맺었던 이들의 회고 글 8편,장익 주교의 재임 기간 춘천교구 내에 건축한 성당 17곳에 관한 기록을 정리했다.

▲ 철원 갈말성당을 위에서 본 모습.
▲ 철원 갈말성당을 위에서 본 모습.
장익 주교의 글에서는 교회건축과 예술에 대한 그의 깊은 생각과 고민을 들여다볼 수 있다.장 주교는 “종교적인 공간이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우리 모두 재인식할 때가 됐다”며 교회 내적 성장의 중요성을 역설한다.같은 값이라도 얼마든지 더 뜻있고 아름다운 건축물을 짓기 위해 노력했던 장익 주교의 열정은 강론이 아닌 공간에서 또한 신심이 발휘될 수 있다는 믿음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인 최종태 조각가는 “우리는 격동하는 시대,그 맨 앞자락 촌치도 물러설 수 없는 위기의 상황 속을 살아왔다.그런 우리들의 시대 그 광장에서 장익이라는 한 사제를 보았다”며 “총명하기 이를 데 없는 우리 시대 최고의 지성을 만나 행복했다”고 회고한다.

성당 건축가들의 글을 통해 강원지역의 성당들의 아름다운 면모와 그들의 치열한 생각도 엿볼 수 있다.김영섭 건축가는 1984년 교황 방문 당시 명동대성당에 냉난방 시설을 설치했으면 좋겠다는 장익 주교의 어려운 요청을 수용했다.그는 성당 신자석 공기토출구의 공기저항을 이용하는 대안을 찾아냈고 이 방식은 한국 교회의 표준 냉난방시스템으로 자리잡았다.

▲ 춘천교구청 중정 쪽 회랑
▲ 춘천교구청 중정 쪽 회랑
김창수 설계사가 지은 천주교 춘천교구청은 ‘찬찬히’ 준비해서 가급적 작고 소박한 건물을 짓고 싶다는 장익 주교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했다.양떼가 뛰어놀았던 추억을 간직한 양지바른 마당과 함께 큰 길에서도 마당이 보일 수 있도록 건물을 도로변에 나란히 배치했다.부지의 중앙을 비우고 길거리의 번잡함을 피할 수 있는 마당을 형성해 아늑한 분위기를 조성한 것이다.건물 내부도 이와 결을 같이 한다.도로 쪽에 복도를 놓아 도로 소음과 서향볕을 막아주는 완충공간이 되도록 했다.

▲ 화천성당 전경
▲ 화천성당 전경
김영섭 건축가가 설계한 강릉 초당성당은 흰색의 둥근 원형 건물과 더불어 5개의 빵을 상징하는 외부계단으로 한국의 아름다운 10대 교회 중 하나로 선정,건축학도들이 찾는 명물이 됐다.이밖에도 춘천 죽림동 성당과 소양로성당 중창,춘천 스무숲성당·한삶의집·퇴계성당·거두리성당,갈말성당,화천성당의 건축과정도 흥미롭게 읽힌다.

김주영 춘천교구장은 “건축은 물론 회화와 조각에도 남다른 안목을 지니셨던 장익 주교님은 전례공간을 아름답게 꾸미기 위해 여러 예술가의 목소리에 귀기울이셨다”고 추천사를 남겼다. 김진형
원문 보기 http://www.kado.net/news/articleView.html?idxno=10896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