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속보=천주교 춘천교구가 북한 천주교 본당과의 영적 결연을 발표(본지 6월 27일자 23면)하며 북강원도와 북한을 위한 기도에 나섰다.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북 가능성 등 카톨릭을 고리로 한 북한의 움직임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시점이어서 이목을 끈다.
천주교 춘천교구는 교구 본당과 북한 본당간 결연 매칭 목록을 각 본당에 전했다고 28일 밝혔다.남북의 본당 각 57곳이다.북한에서는 북강원도 평강 본당을 비롯해 원산·이천·개성·원산 등 분단 이전 사목활동이 진행됐던 북한 지역 모든 본당들이 포함됐다.
춘천교구 각 본당과 일대일 매칭으로 이뤄진 이번 결연 발표는 실질적인 대북 지원이 어려운 상황에서 북한의 카톨릭 신자들마저 잊지 말자는 취지에서 이뤄졌다.
철원 본당은 사리원 본당,인제 본당은 회령 본당,설악동 본당은 원산 본당,운교동 본당은 신의주 본당,양덕원 본당은 나진-선봉 본당을 위해 기도하는 방식이다.



김주영 춘천교구장은 28일 공문을 통해 “북녘 동포에 대한 형제적 사랑,나눔과 헌신,그리운 마음을 조금 더 구체화하기 위한 다짐으로 춘천교구 본당과 북강원도 지역,북녘 57개 본당을 연계해 매월 남북한삶미사 때 기도 지향으로 바친다”고 밝혔다.한국 천주교주교회의 민족화해협력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 교구장은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 미사에서 “전염병과 식량위기로 고통받는 북녘 동포들을 기억하고,실천적 도움을 줄 지혜로운 방법을 하느님께 청하자”고도 강조했다.
춘천교구는 모금운동을 전개하는 등 남북관계가 풀리는 대로 북한지역 성당을 도울 수 있도록 준비를 이어가고 있다.북한 본당을 위해 기도할 수 있도록 교구 내 각 본당을 독려하는 한편 북한 본당에 대한 자료도 각 성당에 배포할 예정이다.앞서 춘천교구장을 지낸 고 장익 주교도 2000년 교구 본당과 북강원도 시·군과의 결연을 공식화하고 연탄과 쌀을 지원했었다.김학배 춘천교구 사회사목국장은 “북한에 있는 본당을 계속 기억하고자 결연을 발표했다”며 “이제 우리는 주님의 가르침대로 용서와 화해,평화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춘천교구에서 시작한 이번 결연 발표는 최근 분위기와도 이어진다.지난 11일 한국 최초로 교황청 장관에 임명된 유흥식 대주교는 “교황의 방북 주선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문재인 대통령도 최근 유럽 순방 일정 가운데 오스트리아 하일리겐크로이츠 수도원,스페인 바르셀로나 성가족 성당 등을 방문,카톨릭 지도자들을 잇따라 만나 눈길을 끌었다.이후 유 대주교의 역할과 문 대통령의 순방 일정,교황의 백신나눔운동 등을 연계한 다양한 분석들도 나오고 있어 실제 북한의 움직임이 있을지 주목된다.
김진형 formation@kado.net
■ 미니해설= 북한의 성당
현재 북한의 유일한 카톨릭 성당은 1988년 지어진 평양의 장충성당이다.1987년 교황청 대표단의 일원으로 평양을 방문한 고 장익 주교가 북한의 천주교 신자들을 만난 후 북한이 착공,이듬해 완공한 곳이다.장익 당시 신부와 정의철 신부가 첫 미사를 봉헌하기도 했다.그러나 일반 신자들이 자유롭게 종교활동을 할 수 있는 곳은 아니라는 분석이 많다.천주교 춘천교구의 이번 결연 목록에도 들어가지 않았다.춘천교구가 결연을 발표한 북한의 본당 57곳은 모두 분단 이전에 세워진 곳이다.하지만 공산정권의 종교활동 제약과 6·25 전쟁 등을 거치며 폐쇄됐으며 이 과정에서 순교자들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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