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손소현 화백 "춘천교구 `우리 성당을 그리다` 展...추억과 은총의 순례를"
춘천교구 부활성당 석주갤러리에서 5월 말까지 전시
2020-05-06 18:58
▲ 춘천교구 <우리 성당을 그리다> 전시 포스터
○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 진행 : 윤재선 앵커
○ 출연 : 손소현 화백 (폴리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춘천교구 <우리 성당을 그리다> 5월 말까지 전시
춘천교구 성당, 공소 107곳 중 76곳 그림 완성, 내년에도 전시 계획
예수님과 성모님을 만날 때 설렘과 기쁨의 은총 잊지 못해
신자 관람객들 추억에 젖기도...아픈 이들은 그림 통해 순례하기도
[인터뷰 전문]
지난 두 달여 미사가 중단되는 동안 성당이 내 신앙생활과 삶에서 어떤 공간인지 한번쯤 생각해 보셨을 줄로 압니다.
이렇게 다양한 시선과 묵상을 통해 바라본 성당의 아름다움과 신앙을 느낄 수 있는 전시가 열리고 있는데요.
춘천교구의 성당과 공소를 그린 <우리 성당을 그리다> 전시입니다.
손소현 폴리나 화백 연결해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손소현 화백님,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우리 성당을 그리다> 전시회, 어디에서 열리고 있습니까?
▶지금 춘천 부활성당에서 지금 열리고 있습니다.
▷언제부터 열렸어요?
▶4월 30일부터 5월 30일까지 한 달 동안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춘천교구의 성당과 공소를 그릴 생각을 하신 겁니까?
▶춘천교구에서는 지난 2016년 신년에 교구성당 순례하는 행사가 있었어요. 그 전부터 타 지역을 가면 그 지역 성당을 방문하고 기도하고 오기는 했지만 직접적인 계기는 이 행사였고 성당을 찾아다닐 때 낯선 곳에서 예수님과 성모님을 만날 때 설렘과 기쁨은 저만의 은총인 것 같아서 굉장히 기쁘게 느꼈습니다. 또한 인적 없는 외딴 곳에 있는 공소를 두고 돌아설 때는 아쉬움의 시간이 지나면서 기억 속으로 잊혀지더라고요. 그래서 예수님, 성모님을 만날 때 그 마음을 잊지 않으려고 그림으로 남기고 싶었습니다.
▷그런 마음이 손 화백 만의 마음만은 아니었을 것 같은데 어떻게 작업을 같이 한 분들은 어떤 분이세요.
▶모두 다섯 분이 계시는데 춘천교구의 성당 자매님들입니다. 그리고 연세 많으신 어르신도 계시고 77세고요. 그분도 계시고 나이가 비슷비슷해요. 그래서 다섯 분이서 저희가 한번 해보고자 하는 의지와 신앙으로 그리게 되었습니다.
▷손소현 화백님은 전업 작가로서 활동을 해 오신 겁니까?
▶그렇습니다. 저는 처음부터 계속 지금까지 학교와 학원과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부터 중고생, 이제는 저도 나이가 많아요. 그래서 어르신들과 함께하는 의미에서 지금 이렇게 신앙으로 똘똘 뭉쳐서 이렇게 그림을 그리고 코로나가 무색할 정도로 우리는 작업을 충분히 재미있게 하고 있습니다.
▷춘천교구하면 자연경관이 뛰어나지 않습니까? 역사가 오래 된 성당이라든지 공소도 상당히 많을 것 같은데, 교구 내 성당과 공소 그림 작업을 하는 곳은 몇 군데나 됩니까?
▶춘천교구의 본당이 81곳이고요. 공소는 41곳.
▷그럼 총 102곳이네요.
▶준 본당이 또 있습니다. 그래서 107곳에 성당과 공소가 있어요. 그중에서 이번에는 춘천, 남춘천, 서부, 중부 너무 많으니까 76곳을 그렸습니다. 그리고 그다음에는 2부로 해서 다 남은 곳을 그려서 내년에 다시 전시를 열 계획입니다.
▷77세 자매님 비롯해서 다섯 분이 그리셨는데 지금 그러면 내년에도 작업이 계속 이뤄지는 거네요?
▶네, 영동 영서 쪽으로 해서 다 그려서 춘천교구의 한 획을 긋도록, 책도 만들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시군요. 그나저나 이 많은 성당, 공소를 다 화폭에 담으려면 모든 곳을 다 일일이 직접 가 보신 겁니까? 시간이 상당히 걸렸을 것 같은데요. 어떠셨어요.
▶정말 시간이 많이 걸렸죠. 저 같은 경우는 춘천교구 성당, 공소 107곳을 모두 순례를 했어요. 즐겁기도 했지만 힘들기도 했습니다. 107곳을 순례를 하면서 어반 스케치로 대충 크기를 확보를 하고 그러고 와서 그중에 일부가 전시가 된 거죠. 그리고 이른 새벽부터 집을 나서서 저녁 늦게까지 다녔습니다. 때로는 밤 풍경을 그린 성당도 있고 그렇습니다. 특히 도심 속에서 새로 지어진 성당들은 복잡한 주변 환경 때문에 집이 따닥따닥 붙어 있잖아요. 그러기 때문에 좁은 부지 때문에 그림 그릴 수 있는 구도가 잘나오지 않았어요. 그거를 구도를 잡기 위해서 몇 번씩 가서 보고 뒤에도 가보고 앞에서도 보고 그렇게 많은 시간을 가지고...
▷스케치도 해야 하고 완성하기까지 여러 번씩 다녀가면서 관찰하시고 그래서 지난한 작업이었을 것 같은데요. 성당 스케치를 위한 순례는 회원들이 다함께 다니신 겁니까?
▶처음부터는 그렇게 못하고요. 가족끼리도 다니고 두 분, 세 분 나눠서도 다니고 모임이 있기 때문에 다섯이 함께 가서 성당순례도 하고 단합대회 겸 식사도 한 번 하고 그리고 가서 아자, 아자. 우리 해보자. 그렇게 힘도 받고.
▷제가 여쭤보고 싶었어요. 성당과 공소 찾아다니면서 아무래도 자매님들끼리니까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나 재미난 사연도 많았을 것 같은데 어땠습니까?
▶에피소드가 많았었는데 이 길이 강원도 길이 굉장히 멀어요. 시골길이고 멀고 가다 보면 돌길도 있고 그러잖아요. 그래서 저희가 쭉 가다 보면 가도 가도 끝이 없습니다. 어느 때는. 산길을 넘고 강도 넘고 그래서 저희가 웃으면서 ‘어머나, 이렇게 가다가 이북으로 넘어가는 거 아니냐.’ 저희도 모르게. 그런 얘기도 해가면서 즐겁게 가다 보면 정말 저 끝에서 하느님이 인도하듯이 십자가가 보이는 거예요. 조그마한 공소도 보이고 정말 예쁜 공소가 보여서 ‘어머나, 저기 공소 있다. 그럴 때 그 기쁜 마음은 하느님 은총이 여기에 있구나. 이런 생각을 하고 여러 자매님들이 그걸 다 기쁨으로 여겼습니다.
▷어떻게 보면 춘천교구의 신앙터전을 그린다는 게 단순한 예술 작품이 아니고 기록으로 남긴다는 의미도 있고, 신앙의 은총으로서 느껴지는 기쁨도 있으셨을 것 같아요. 어떠셨어요?
▶그런 기쁨이야 말할 수 없죠. 그런 작품을 저희가 그린다는 그 자체가 기쁨이죠. 그래서 순례를 하면서 우리가 느꼈던 감정들 그리고 다섯 명이 다니면서 가족과 함께 가는 경우도 있었겠지만 철원 같은 데 마현공소, 민통선 이런 데서는 전 부대를 출입허가증을 받았어야 해요.
▷그러셨겠어요. 철원 지역 같은 경우에는.
▶그런 공소도 가서 감사히 표현하고 성당을 그리면서 순례를 가니까 외부인들이 처음에는 다른 종교를 전파하는 사람들처럼 의심받기도 하고 그래서 순례의 목적을 설명을 드렸죠. 저희가 이래저래 왔습니다. 그러면 우리 성당 멋지게 그려주세요. 하면서 활짝 웃으면서 반가워해주셨어요. 점심시간도 되면 밥도 주시고 과일도 주시고 차도 나눠주시고 그렇게 하면서 다녔고요.
▷지난달 말 전시회가 시작이 돼서 이달 말까지 끝나게 되는데 우리 성당은 어떤 모습일까 궁금해 하시는 분들도 많으실 것 같고요. 그래서 찾는 분들도 많을 것 같은데 신자들이나 관람객들의 현재까지의 반응은 어떤 것 같습니까?
▶반응이 너무 좋죠. 반응이 좋은 거는 예전에 다녔던 분들 있잖아요. 이사를 다니고 이렇게 하셨던 분들. 그분들이 이렇게 보면서 ‘예전에 나 여기 성당 다녔었어.’ 그렇게 얘기도 하고 또 ‘여기에서 세례 받았어.’ ‘여기서는 남편과 성당 결혼식 했는데.’ 그리고 또 ‘우리 어머니 미사 드렸지.’ 하고서는 간절한 마음도 가지고 있는 것도 있고 그러면서 옛날에 신부님들도 오셔서 ‘옛날에 이 성당은 내가 지었는데. 내가 이거 조각들도 만들고 했는데.’ 추억들을 말씀하시고 얘기 나누십니다.
더불어 다른 게 아니고 저희는 이 그림을 그리게 된 이유가 저희가 성당을 공소 하나도 빠짐없이 그리잖아요. 그러면 이 그림을 성당을 순례를 못하시는 분들이 계세요. 아프셔서 못 하시고 바쁘신 분들 못 가시는 어르신들도 계시고요. 그런데 그걸 이 성당을 저희가 그림으로서 그거를 한눈에 볼 수 있잖아요. ‘이런 공소도 있었네.’ 하고서는 한 번쯤 가보고 싶다는 이런 말씀을 많이 하셨어요. 그래서 그렇게 한 번쯤 멀지 않지만 여기 가까운 데서 춘천교구가 이렇게 많다. 공소도 많고 교구도 한번 둘러보시고 전시기간에 한번 멀지 않으니까 오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춘천교구 부활성당에서 전시를 하고 있으니까 꼭 좀 들려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손소현 폴리나 화백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cpbc 윤재선 기자(leoyun@cpbc.co.kr)
원본링크: http://www.cpbc.co.kr/CMS/news/view_body.php?cid=778771&path=202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