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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뉴스 지금 여기김운회 주교, "농촌의 문제는 우리 모두, 전 인류의 문제"

작성자 : 문화홍보국2 작성일 : 2012-07-20 조회수 : 2590

김운회 주교, "농촌의 문제는 우리 모두, 전 인류의 문제" 
춘천교구 양덕원 성당에서 17번째 농민주일 기념미사 봉헌

 

 

“세상 만물을 창조하시고 다스리시는 주 하느님, 농민주일을 맞아 당신 창조 사업에 성실히 동참하고 있는 이 땅의 농민들이 현재의 어려움 속에서도 기쁨과 희망을 잃지 않도록 축복하소서. 또한 저희가 온 땅과 자연이 본래 당신 것임을 깨달아 그 안에서 당신 숨길을 느끼며 당신 말씀에 따라 충실히 살아가게 하소서”

 

▲ ⓒ정현진 기자


7월 15일 오전 10시 30분 춘천교구 양덕원 성당(주임 맹석철 신부)에서는 서울대교구와 춘천교구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 회원 300여명이 17회 농민주일 기념 미사를 봉헌하고 만남의 자리를 가졌다.

이날 미사는 춘천교구장 김운회 주교, 서울대교구 사회사목국장 김용태 신부,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장 조해붕 신부, 춘천교구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장 김길상 신부, 그리고 양덕원 성당 맹석철 신부 등이 공동집전했으며, 서울대교구와 춘천교구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 회원과 농부학교 졸업생, 춘천교구 신자 등이 참여했다.

이날 미사를 집전한 김운회 주교는 강론에서 “오늘날 노후화 되고, 생명농업을 더 이상 지속할 수 없는 상태의 농촌을 살리기 위해서, 여러분들의 삶이 조금 더 바뀌기를 바란다”고 호소하면서, “농촌의 문제는 농촌만의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 전 인류의 문제임을 기억해야 한다. 더불어 사는 가운데 사랑을 구체적으로 실천할 때, 농촌이 되살아나고 건강한 나라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운회 주교는 농민주일은 농민들을 기억하고, 그들의 어려움을 이해하며 감사하는 마음으로 기도하는 날이라고 설명하면서, “우리와 후손들의 목숨을 이어가게 해 줄 농민과 농촌의 현실을 한 번 이라도 다시 생각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우리 나라의 식량자급률은 쌀을 빼면 5%밖에 되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식량 가격이 올라간다거나 무기화된다면 우리는 큰 위기를 맞게 됩니다. 우리의 먹을거리를 고민해야 하는 이들이 식량을 휴대폰과 같은 기계만도 못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휴대폰 많이 팔아서 식량을 사먹으면 된다고 합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습니다”

 

▲ 춘천교구 농민들이 생산한 우리 먹을거리 잣, 감자, 고추, 달걀 등을 봉헌한다. ⓒ정현진 기자


김 주교는 이어 농촌 고령화에 대한 깊은 우려를 표하면서, “농촌 교회를 다니다 보면 60대는 젊은이 축에 드는 것이 현실이다. 그나마 새벽부터 논밭일에 지친 농민들이 있으니 그나마 우리가 먹을거리를 이용할 수 있고, 그들이 있기에 아직은 희망이 있다. 그렇게 귀한 농민들이 앞으로 10년 뒤에는 대부분 세상을 떠나게 될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김운회 주교는 “이제 우리들이 농촌을 지켜야 한다. 농민들이 애써 농사지은 농산물을 돈으로만 환산해서 비싸고 모양이 없다고 내친다면, 우리는 앞으로 건강한 먹을거리를 만드는 용기있는 농민들을 만날 수 없을 것”이라고 하면서, “우리농촌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는 우리 신앙인들이 앞장 서서, 농민들이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격려하고 대접해야 한다. 함부로 먹고 버리는 도시문화를 과감히 버리고, 우리 것을 소중히 여기고 가꾸는 마음을 갖자”고 격려했다.

 

▲ 김운회 주교를 비롯한 사제들이 참석자들이 먹을 비빔밥 300인분을 만들고 있다. ⓒ정현진 기자

▲ 수준급의 북청 사자탈춤 공연. ⓒ정현진 기자

▲ 먹을거리와 함께 나누는 웃음. 모든 것이 즐겁다. ⓒ정현진 기자

▲ 도시공동체, 농촌공동체가 모두 어우러지는 한판 춤마당. ⓒ정현진 기자


미사가 끝난 후에는 춘천교구 농민들이 생산한 갖가지 나물로 만든 비빔밥, 감자, 옥수수 등을 나누는 잔치가 벌어졌고, 떡메치기, 풀물놀이, 북청 사자탈춤 공연을 비롯, 도시공동체 회원과 농촌공동체 회원들이 어우러지는 춤과 노래 마당이 이어졌다.

한편 춘천교구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는 지난 2011년 2월 출범했으며, 올해 3월 25일 춘천교구 죽림동주교좌 본당 말딩회관에 첫 우리농 직매장을 열었다.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 출범과 함께 활동을 시작한 양구분회는 참여하는 농가가 현재 6농가, 실질적으로는 4농가 8명이 함께 하면서, 생산 공유, 기도모임 등을 진행하고 있다. 양구분회는 현재 무농약, 저농약으로 농사를 짓고 있으며, 인삼, 사과, 곰취, 고추, 감자 등을 생산한다.

양구분회 마용하 씨는 “작년 처음으로 서울 직거래 매장에 곰취를 공급했고 소비자 반응도 좋았다. 그러나 대부분은 아직 자체 직거래나 일반 시장에 상품을 내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아직 유기농을 하지 못하지만, 막상 유기농에 대한 두려움도 크다. 기후변화에 따른 어려움도 있지만, 소비자들은 친환경적이면서 보기에도 좋은 상품을 원한다. 유기농이 쉽지 않은 농법인데, 판로도 불확실한 상황에서 농사가 잘못되는 상황에 대한 우려도 크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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