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기 암 환자 안식처 역사속으로 | ||||||||||||
춘천 성 골롬반 의원 56년 만에 폐원… 극빈층 진료 등 각종 봉사로 사랑 실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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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 12장 24절 한국전쟁 직후 춘천교구 죽림동성당에 첫 발을 내디뎌 전염병과 굶주림으로 의료사각지대에 놓인 많은 이들을 위해 의료활동을 펼친 이후 지난달까지 운영됐던 춘천의 성 골롬반 의원이 56년 만에 폐원했다. 오는 23일 오전 10시30분 죽림동 주교좌성당에서 천주교 춘천교구 김운회 교구장(루카 주교)의 집전으로 폐원 감사미사를 끝으로 공식 마감하는 성 골롬반 의원은 1955년 11월 19일 당시 춘천교구장이었던 구인란 토마스 주교의 요청으로 의사인 다비다 수녀와 간호사인 필로미나 수녀의 선교활동으로 시작됐다. 이듬해 1956년 3월 2일, 현재의 성심유치원 자리에 ‘임시 진료소’를 개설하여 무료 진료를 시작했다. 같은 해 10월 3일에 ‘성 골롬반 의원’을 개원, 1962년 2월 10일에 현재의 위치로 확장해 이전했다. 당시 골롬반회 수녀들은 의료 사업 외에도 외국의 원조를 받아 우유와 옥수수가루, 콩기름, 의류 등을 나누어 주는 적극적인 구호 사업과, 전쟁 후 부모를 잃은 아이들과 가난으로 병원 현관에 버려진 아이들을 외국으로 입양시켜 제2의 가정을 찾아 주는 활동도 함께 전개했다. 1966년부터는 거동이 불편하여 병원을 찾지 못하는 환자들을 위해 화천, 홍천 등의 지역으로 무의촌 진료와 각종 전염병에 대한 예방 접종을 실시하였고 고급 의료시설을 갖추지 못했던 당시 수술이 필요한 극빈층의 아동들을 위해 ‘서울 한미 재단’에 의뢰하여 ‘하와이 아동 정형외과 병원’에서 무료 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했다.
이에 대한 결실로써 수천명이 넘는 이들이 세례를 받았음은 물론 세상을 떠나는 마지막 순간에 하느님을 믿게 되는 크고 작은 기적들을 일구어 내기도 했다. 성 골롬반 의원 선교 사업 중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바로 1973년 5월 7일 시작한 ‘자연 가족 계획 센터’의 설립과 1989년 4월에 시작한 ‘호스피스(가정간호)활동’. 간호학교를 졸업한 한노라 수녀는 1973년 선교 활동을 위해 ‘미지의 땅’ 한국에 와 1989년 춘천에 성 골롬반 의원에 터를 잡고 그때부터 말기암 환자나 병마와 싸우는 독거노인을 찾아 나섰고, 그동안 3000여명의 환자들을 호스피스를 통해 편안한 임종을 맞게 하는 활동을 펼쳤다. 김운회 주교는 “56년간 춘천시민과 도민을 위해 헌신적으로 의료봉사를 펼쳐 온 성 골롬반 의원이 폐원해 그동안의 노고에 감사의 뜻을 전하기 위해 감사미사를 봉헌하게 됐다”고 말했다. 유 열 yooyeol@kado.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