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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신문수마 딛고 희망 쌓는 춘천교구 진부본당 신자들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07-06-28 조회수 : 5963









수마 딛고 희망 쌓는 춘천교구 진부본당 신자들

 










폭우로 쓰러진 진부본당 표지판. 하지만 폭우는 진부본당 신앙인들의 사랑과 나눔은 쓸어가지 못했다.
“네 아픔이 내 아픔” 복구에 한마음

본당 기능이 완전 마비됐다. 평소 주일이면 140~150여명이 미사에 참례했지만, 폭우 직후인 7월 16일 주일에는 성당에 30여명밖에 나오지 않았다.

단체 모임과 회합도 전면 중단됐다. 신자 대부분이 이번 폭우로 집이 침수되고 농경지가 유실되는 등 큰 피해를 입었다. 성당 시계는 멈춰섰다.

그러나 폭우는 신앙인들의 사랑까지 멈추게 하진 못했다. 이득환 본당 사목회장을 비롯한 사목위원은 폭우 직후 ‘하나’가 됐다. 자신들도 피해를 입은 상황. 그러나 사목위원들은 “피해를 더 많이 입은 신자들이 많다”며 팔을 걷었다. 진부면을 비롯해 공소와 골짜기 구석구석을 샅샅이 누비며 신자 가정 피해현황을 집계하고 필요한 도움을 파악했다. 도로가 유실된 곳은 걸어서 갔다. 이회장은 “신자들이 당장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어떻게 가만히 있을 수 있겠느냐”며 “신자들의 가슴 아픈 사연 때문에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 와중에 안타까운 일이 일어났다. 도로 정비원으로 일하던 본당 신자 안영근(라파엘.49)씨가 수해 복구 작업 도중 8월 17일 포크레인에 치여 사망한 것. 한 어머니의 외아들이었고, 5살 아들을 둔 가장이었다. 어머니는 30대에 홀몸이 된 후 오직 외아들만 보고 살았다. 5년 전 한국에 온 연변 아내는 아예 할 말을 잃었다. 본당 신자들은 안씨의 장례미사를 7월 19일 눈물 속에서 치렀다.

슬픔에만 잠겨 있을 수 없었다. 심송섭(돈보스코.54)씨 등 대부분 신자들의 집이 아직도 흙더미 속에 있었다. 산 사람은 살아야 했다. 상대적으로 피해를 적게 입은 신자들이 피해 가정을 방문, 물청소와 빨래 등을 도왔다. 2인1조 혹은 3인1조가 돼 신자 가정이 아닌 집도 눈에 보이는 대로 달려들어 청소했다. 사랑은 사랑을 낳았다. 신자가 아닌 사람들이 신자 가정을 청소해 주기 시작한 것. 전국각지 신앙인들의 사랑도 진부 신앙인들에겐 큰 도움이 됐다.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등 전국 교회의 지원이 시작되면서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자신감이 조금씩 생기기 시작했다.

이득환 사목회장이 말했다. “앉아만 있을 수 없지 않습니까. 하느님 안에서 힘을 모아 조금이라도 함께 손을 움직이다 보면 희망도 보이겠지요. 진부 공동체는 다시 일어설 것입니다.”

우광호 기자 woo@catholictimes.org

 

기사입력일 : 2006-0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