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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민일보[요즘에] 강원특별자치도의 비전을 깊게 생각해 본다

작성자 : 문화홍보국 작성일 : 2023-02-01 조회수 : 414

[요즘에] 강원특별자치도의 비전을 깊게 생각해 본다

▲ 성경일 강원대 동물생명과학대 교수

▲ 성경일 강원대 동물생명과학대 교수

2023년 6월 강원도는 강원특별자치도라는 역사적 새로운 시대를 맞이한다. 강원도가 지리적 조건으로 제한받고 있는 많은 규제를 자율적 권한으로 완화·해제하는 것이 자치도법에 들어갈 핵심이다. 다양한 토론과 공론화 과정을 통해 보호구역 해제, 역세권개발, 클러스터 조성, 고속도로 등 인프라 구축 및 관광 등 지역 특례를 발굴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강원도가 잘사는 것 다시 말하면 여유, 풍요, 평화 및 행복 등을 추구하기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강원특별자치도의 비전이 신경제 국제도시에서 ‘미래산업 글로벌 도시’로 변경되는 것으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여전히 도민이 이 비전을 이해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든다. 미래산업과 글로벌도시라는 단어의 개념을 이해하기 어렵다. 비전은 누구나가 공감할 수 있는 문구이어야 할 것 같다. 애초 강원도는 자연, 환경 및 자원을 반영한 차별화된 특별자치도를 비전·방향성으로 잡고 추진하고 있었다. 이를 기반으로 경제 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 등 주민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특례를 발굴하겠다는 것이었다.

‘미래산업’이 청정환경융합 기반의 신성장을 지향하고 있다는 의미는 이를 수단으로 결국 경제를 살리겠다는 것이다. 경제살리기는 어느 시대 어느 지자체 어느 산업 분야를 막론하고 항상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핵심요소이다. 미래산업을 통한 경제 살리기는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다양한 전략적 목표 중 1순위일 수는 있으나 비전으로는 한계가 있다. 강원도와 18개 시·군 동반 발전의 국제화 기반을 구축한다는 ‘글로벌’과 ‘도시’는 여전히 전략적 목표이거나 전략을 달성하기 위한 전술의 하나일 뿐이다. 글로벌도시에서도 경제살리기는 가장 기본이 되어야 하므로 비전보다는 전략이나 전술로 하되 우선 순위를 앞으로 하면 어떨까 한다. 그러므로 원래 강원도가 제시한 자연, 환경 및 자원을 잘 녹여 비전으로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건물은 높아졌지만 인격은 더 작아졌다. 고속도로는 넓어졌지만 시야는 더 좁아졌다. 소비는 많아졌지만 더 가난해졌다. 집은 커졌지만 가족은 더 적어졌다. 더 편리해졌지만 시간은 더 없다. 가진 것은 몇 배가 되었지만 가치는 더 줄어들었다. 생활비를 버는 법은 배웠지만 어떻게 살 것인가는 잊어버렸다. 이익은 더 많이 추구하지만 관계는 더 나빠졌다. 세계 평화를 더 많이 얘기하지만 전쟁은 더 많아졌다. 여가시간은 늘어났어도 마음의 평화는 줄어들었다.”

하나 더 추가한다. 소득은 높아졌지만 환경은 더 망가지고 소멸지역은 늘어가고 있다. 이처럼 지금도 많은 이들에 의해서 덧보태어 이어지고 있는 제프 딕슨의 ‘우리 시대의 역설’은 강원특별자치도가 무엇을 추구해야 하는지 비전 설정에 귀중한 참고가 될 수 있다. 강원특별자치도에서 경제나 글로벌화는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할 전략적 요소이지만 이것이 비전이 되면 제프 딕슨의 역설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된다. 그동안 우리는 잘살기 위하여 너무나 많은 것을 잃고 버리지 말아야 할 것까지 버리며 살아온 것은 아닌지 돌아보아야 한다.

무릇 사라지는 것은 그리움을 낳는다고 한다. 그러나 사라진 뒤에 그리워한들 이미 때는 늦은 것이다. 각 분야에서 경제살리기로 우리에게 경제적 성장과 물질적 풍요를 주었다고 해도 그 과정에서 환경이 파괴되고 인간성이 파괴되는 극복하기 힘든 역설이 나타난다면 더 이상 미래의 행복을 보장할 수 없지 않은가.

강원도에서 제시한 미래산업과 글로벌도시는 물론, 발굴하고 있는 전술로서의 특례 내용도 현실적으로 타 도나 지자체에서 주장하는 것과 차이가 없어 보이며 특별자치도가 아니어도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특례 발굴 내용이 타 지자체와 같더라도 비전이 달라지면 그 추진 방법이 달라지고 결과도 달라진다. 강원특별자치도는 “경제와 편리함이라는 사람만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지구를 지켜온 자연과 사람이 함께 어우러져 아름다운 강원의 자연환경을 해치지 않는 평화로운 땅 강원도의 새로운 모습을 지향했으면 좋겠다”는 천주교 춘천교구 주교님의 메시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강원특별자치도의 비전에 ‘마음이 머무는 곳, 풍요로운 삶이 있는 곳’ 등이 잘 녹아들어 표현되기를 희망해 본다.성경일 강원대 동물생명과학대 교수

출처 : 강원도민일보(http://www.kado.net)

강원도민일보 원문보기: http://www.kado.net/news/articleView.html?idxno=11669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