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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화] 2010년 봉헌 생활의 날 담화문

작성자 : 홍보실 작성일 : 2010-01-27 조회수 : 5939

2010년 봉헌생활의 날 담화문

우리의 행복한 예수 따름은
 세상 사람들을 위한 하느님의 초대입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참된 제자들은 언제 어디에서건 스승 곁에 머뭅니다. 스승의 일거수일투족을 어느 것 하나라도 놓칠세라 눈 여겨 보고 귀 기울입니다. 진정 스승의 가르침을 받기 위해서는 그의 말씀뿐만 아니라 말씀이 된 삶을 먼저 알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스승 곁에 머물러 그를 알고 찬미하고 닮아가는 삶을 통해서 스승을 따르고 더 나아가 다른 사람들을 그 삶으로 이끕니다. 참된 제자는 사람들을 스승에게로 초대하는 사도가 됩니다.

  요한의 제자들이 예수께 묻습니다, "어디에 묵고 계십니까?" 예수께서는 "와서 보아라. 하시며 제자들을 초대하십니다. 그들은 예수와 함께 묵었고, 예수의 첫 제자들이 되어 “우리는 메시아를 만났소." 하고 고백하며 다른 사람들을 초대합니다(요한 1,35~42 참조). 또한 초대교회의 신자들이 일군 삶의 모습에서 사람들은 특별한 매력을 발견하고 그 삶을 함께 살아갑니다(사도 2,42~47 참조).

  "주님이신 그리스도의 모범과 가르침에 깊이 뿌리를 박고"(봉헌생활 1) 있는 봉헌생활을 하는 사람들은 예수의 삶을 닮고 그의 가르침을 철저히 따르고자 노력하는, 예수의 참 제자요 사도가 되려는 사람들입니다. 예수의 가난을 본받아 서로 나누며,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과 연대하여 새로운 공동체를 이루고자 그들은 스스로 가진 것을 내어놓으려 애씁니다. 사람들이 지닌 구체적인 필요성에 응답함으로써 그들을 사랑하면서도 그들에게만 배타적으로 매이지 않고 모든 사람들을 향한 하느님 사랑의 보편성과 무상성을 살아낸 예수처럼 그들 또한 정결을 살아갑니다. 그리고 모든 것에 앞서 하느님의 뜻을 살피고 오직 그것을 실천한 예수처럼 자기를 비우고 하느님과 공동체에 순명함으로써 참 제자요 사도가 되어갑니다.

  이렇게 철저한 예수 따름이라고 이름 할 수 있는 봉헌생활은 예수께서 가르치시고 살아가신 참된 행복을 살아가는 삶입니다. 제자들이 스승 예수와 나누었던, 또 초대교회 신자들이 일구었던 사람들을 끄는 매력이 있는 삶이 바로 봉헌생활입니다. 그러므로 봉헌생활은 성령을 통하여 하느님께서 당신 교회에 주신 선물입니다(봉헌생활 1 참조). 예수께서 말씀하신 참된 행복이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에서도 가능함을 봉헌생활이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우리는 나와 관계된 것이 아니면 남은 보이지 않는, 사사롭고 불의한 관심사가 공익을 위한 정의로 둔갑하여 버젓이 자행되는, 당장의 혀끝 달콤함이 영원하리라는 유혹에 내일을 보지 못하는, 그래서 가난과 소외, 불신과 절망이 우리의 일상이 된 세상 안에서 참된 인간의 길, 참 행복의 길을 찾아 헤매고 있습니다. 이러한 우리 삶의 현장에서 참 어리석어 보이기도 할 철저한 예수 따름인 봉헌생활은 참된 인간의 길을 밝히는 빛이요, 부패된 상처를 치유하는 소금이 아닐 수 없습니다. 빛과 소금으로서의 봉헌생활은 영적 풍요로움을 일으켜 교회의 생명력을 키우며 세상에는 참된 생기를 불어 넣어줍니다(봉헌생활 105참조).

  다양한 모습으로 봉헌생활을 하고 있는 형제자매 여러분, 예수처럼 온전히 하느님 곁에 머물러 경청하며 찬미하고 닮아감으로써 참으로 행복한 제자요 사도가 됩시다. 그리하여 교회와 세상에, 특히 젊은이들에게 우리가 누리는 참 행복에 함께 참여하고픈 매력을 느끼게 합시다. 그리고 사랑하는 교형자매와 교회의 모든 구성원 여러분, 봉헌생활을 하고 있는 수도자들의 철저한 예수 따름을 통해 이 세상에 참된 인간의 길, 참된 행복의 길이 더욱 밝아질 수 있도록 봉헌생활에 대한 더 많은 관심과 이해, 기도와 배려를 부탁드립니다. 그리하여 교회와 세상을 위해 하느님께서 베풀어주신 선물인 봉헌생활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 주십시오. 그것이 바로 우리의 행복한 예수 따름이며, 하느님의 초대를 살아가는 것입니다.

 


한국 남자수도회 사도생활단 장상협의회 회장
살레시오회 남상헌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