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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천주교 춘천교구 사목교서
신앙을 증거하며 살아가는 사람들
- 신(信)·망(望)·애(愛)의 삶으로 복음을 전합시다 -
지난 시간에 대한 감사
1. 돌아보면 지난 시간 속에 하느님의 은총이 늘 함께하고 있었음을 느낍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는 소중하고 귀한 우리 사제들과 수도자들, 그리고 “마음으로 사랑해서 잊지 못할”(김대건 신부님의 마지막 옥중 편지 참조) 우리 착한 신자들이 또한 함께하고 있음을 느낍니다. 이 모든 분들을 통해 하느님께서 우리 교구에 베풀어주신 한없는 사랑에 대해 오직 감사와 찬미드릴 뿐입니다.
내일을 위한 준비
2. 우리 춘천교구는 2019년에 교구설정 80주년을 맞이하게 됩니다. 저는 지난 2014년 사목교서를 통해 교구설정 80주년이 되는 2019년까지 복음화율 10%와 주일미사 참례율 40%를 춘천교구의 모든 본당이 이루어야 할 하나의 목표로 제시하였습니다. 이를 위해 지난 4년 동안 각 본당에서 모두가 한 마음으로 세상에 복음을 전하고자 노력했고, 그 모습은 분명 하느님 보시기에 좋았을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러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복음을 전하는 일은 예수님께서 명령하신 것처럼 “모든 민족에게, 세상 끝 날까지”(마태 28,19-20 참조) 계속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자기 자신의 복음화(복음 선포의 시작)
3. 그러기 위해 우리가 먼저 알아야 할 것이 한 가지 있습니다. 무엇보다 복음을 전하는 일은 단지 하느님을 알지 못하는 이들만을 대상으로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는 무엇보다 먼저 스스로를 향한 기쁜 소식의 선포가 되어야 합니다. 사실 복음은 ‘가르침’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깨달음’으로 우리를 이끌어줍니다. 무언가를 아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진정으로 무언가를 깨달은 사람은 그 깨달음을 살아갑니다. 그렇게 우리는 스스로가 먼저 복음을 ‘알고’, 알게 된 복음을 ‘깨달으며’, 깨달은 복음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되어야 합니다.
신앙의 근본으로 돌아감(복음 선포의 바탕)
4. 아우구스티누스 성인께서는 신자들이 예비 신자들을 가르치고 돌봄에 있어 “들으면서 믿고, 믿으면서 희망하고, 희망하면서 사랑하도록” 가르치라고 말씀하십니다(Augustinus · 『입문자 교리교육』 4,8 참조). 이는 하느님을 향한 믿음, 소망, 사랑의 삶이 우리 신앙의 근본이 되며, 또한 복음 선포의 바탕이 되어야 함을 알려줍니다.
믿음, 소망, 사랑을 살아감(복음 선포의 방법)
5. 그래서 저는 여러분들에게 올 한 해 동안 특별히 믿음과 소망, 그리고 사랑의 삶을 묵상하고 살아감으로써 복음을 전하는 사람들이 되길 요청합니다.
첫 번째로 ‘믿음’을 살아가고 선포하기 위해 무엇보다 하느님 말씀에 귀 기울이는 것이 필요합니다. “계시로써 하느님께서는 인간에게 말씀하시고, 신앙으로써 인간은 온전히 자신의 지성과 의지를 하느님께 복종시킵니다”(『가톨릭 교회 교리서』142-143항 참조). 그러니 믿음의 삶을 살기위해 계시의 원천인 성경 말씀을 끊임없이 읽고, 묵상하며, 살아갑시다. 그렇게 생각과 말과 행동 속에 하느님 말씀을 깃들이게 하여, 우리의 삶이 누군가에게 전해지는 살아있는 복음서가 되도록 합시다.
6. 두 번째로 ‘소망’을 위해 무엇이 필요하겠습니까? 무엇보다 전례와 성사에 능동적으로 참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는 전례와 성사 안에서 하느님을 향한 소망의 마음을 기도로 표현합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우리 삶에 필요한 은총을 청하며 힘을 얻습니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주일미사에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참례하기를 당부합니다. “부활하신 주님의 현존을 체험하고 선포하기 위해 매 주일 모인 그리스도인들은 일상생활에 있어, 복음 선포자가 되고 신앙의 증거자가 되도록 불림”을 받습니다(교황 요한 바오로 2세, 교서『Dies Domini』 45항 참조). 그러니 무엇보다 열심히 주일미사 참례를 통해서, 더 나아가 평일미사에도 자주 참례함으로써 하느님의 은총을 얻고 그 은총의 힘으로 복음의 기쁜 소식을 세상에 전하시길 바랍니다.
7. 마지막으로 ‘사랑’을 살아가기 위해 무엇이 필요하겠습니까? “하느님은 사랑이시다.”(1요한 4,8 참조)는 말씀은 하느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가장 분명하게 드러냅니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먼저 사랑하셨으니, 우리도 사랑하는 사람들이 되어야 합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무관심하지 않으시니 우리도 하느님과 이웃에게 무관심해서는 안 됩니다. ‘무관심의 질병’은 결국 내 자신과 공동체를 병들게 하고 성장하지 못하게 합니다. 그러니 특별히 예비 신자들과 새 영세자들, 어렵게 마음을 열고 성당을 다시 찾은 냉담 교우들, 그리고 소외된 이웃들을 보살피며 그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하느님의 사랑을 살아가는 우리가 됩시다.
함께 신앙을 증거하며 살아가는 우리
8. 이러한 신앙의 여정 속에 때로는 지칠 수도 있고, 상처받아 주저앉고 싶을 때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용기를 내시길 바랍니다. 그 길은 혼자 가는 길이 아니라 부활하신 주님께서 함께 걸어가시는 길입니다. 우리를 죽기까지 사랑하신 그분의 사랑이 함께하는 길입니다. 그러니 더욱더 그 사랑을 믿고, 소망하며, 살아가는 가운데 복음의 기쁨을 이웃들에게 전합시다. 그렇게 함께 우리의 신앙을 증거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되면 좋겠습니다.
이러한 우리의 모든 여정에 자비로우신 하느님의 풍성한 은총이 함께하길 기도하며 여러분 모두에게 주님의 사랑 가득한 축복을 전합니다.
2017년 12월 3일 대림 제1주일
천주교 춘천교구장 김운회 루카 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