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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말레이시아 한인천주교회를 찾아서

2007.12.06 17:02

관리자 조회 수:8463


   말레이시아 한인천주교회를 찾아,

        "현지인 위한 봉사도 신앙열기도 날씨 만큼 '후끈'



       

 
  열도에 구수한 한국 음식 냄새가 번진다.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 시내 한복판이다. 해물파전에 떡볶기와 김치전 등이다. 잘 익은 동동주 한 잔이 아쉽다. 바자 한켠에선 물놀이를 즐기며 며 물고기 잡는 아이들 모습도 이채롭다. 특히 이날 바자엔 말레이시아와 필리핀, 중동, 인도 등 다양한 아시아 민족들이 모여들어 하루 종일 즐겨 영락없는 '아시아판 장터'가 돼버렸다.

 

 11월 11일 쿠알라룸푸르대교구 성 요한 주교좌성당에서 말레이시아 한인천주교회(주임 오세민 신부, 춘천교구)가 주최한 자선바자에는 1000여 명이 찾아와 붐볐다. 바자 수입금은 1만5000링깃(Ringgit)으로, 우리 돈으로 400만 원이다.

 

 현지 가사도우미 매달 급료가 7~8만 원선으로, 이 돈이면 4인 가족 기준으로 한 가족이 한달 생계를 꾸려갈 수 있어 400만원은 꽤 큰돈이다. 한인본당은 이 수익금을 현지 노인, 노숙자, 장애인 시설에 써 달라고 쿠알라룸푸르대교구장 머피 파키암 대주교에게 전달했다.

 

 무슬림 국가 중 가장 온건한 다문화사회로 평가받는 말레이시아에서 한인본당 공동체는 몇 년전부터 이렇게 현지인들과 풋풋한 정을 나누며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

 

 섭씨 30℃를 웃도는 무더위가 연일 지속되지만 신자들은 생업에 몰두하며 끈근한 신앙공동체를 이룬다. 특히 매주 목요일엔 쿠알라룸푸르 주교좌성당에서 노숙자들에게 점심을 제공하면서 현지인들과의 연대를 일궈낸다. 본당의 청소년들은 부킷 나나스 지역 아스라마 차하야 수녀원에 있는 양로원을 방문해 할머니들을 위해 목욕 봉사와 청소를 하고 캄보디아 난민 가족들 식비도 제공한다. 또 한인본당 성우회는 매월 자선골프모임을 통해 현지 지체장애 아동들과 노숙자들을 돕는다.

 

 말레이시아 한인공동체의 이같은 노력이 알려지면서 최근 한인본당엔 매주일 미사에 전입 교우들 소개가 이어지고 있다. 국제학교가 많아 자녀들 교육을 위해 이주해온 신자 교민도 많지만, 비신자들도 많이 찾고 있다.

 

 지난 해 9월 부임한 오세민 신부는 이런 공동체의 열심에 기름을 부었다.

 "천주교 신자들이 쉽게 냉담을 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본당 소속감이 부족한데 원인이 있습니다. 얼마 전 주일강론 시간에 '골프캐디 팁은 20달러를 주면서 하느님에겐 10달러만 주시면 하느님께 미안하지 않겠어요?'하며 우스갯소리로 얘기했더니 그 다음주 헌금이 2배로 늘더군요. 사제들이 발품을 팔며 신자들을 찾아다니는 사목을 하지 않으면 본당 공동체 활성화는 기대할 수 없습니다."

 

 사제의 열심에 본당공동체의 열성이 더해져 이제 '소문난' 본당이 됐다. 현재 본당 신자 수는 750명인데, 매주일 주일미사에 나오는 신자는  350여 명 가량이다.

 

 자체성당이 없어 주일미사는 쿠알라룸푸르 주교좌 성당 인근에 있는 수녀원 성당에서 봉헌하고, 주일학교와 모든 본당 교육과 모임은교민들이 밀접한 암팡지역 상가건물 한층을 임대해 사용하고 있다. 주일학교엔 어린이들이 100명 넘게 참여해 공간이 부족하다. 주일이면 성가소리와 아이들의천진난만한 목소리로 온동네에 활기가 넘쳐난다.

 지난 3월부터는 쿠알라룸푸르 신흥지역 몽키아라의 한 아파트 옥상 공간을 이용해 매주 금요일 평일미사를 봉헌하고, 꾸알라룸푸르에서 400㎞ 떨어진 페낭의 여섯가정 신자들을 위해서도 오 신부는 비행기를 타고 와 매달 마지막 주일 미사를 드린다.

 

 이러한 열성에 상사 주재원과 자영업자, 어학 연수차 가족과 함께 온 '기러기 엄마'들 모두가 일치를 이뤘다. 교민들이 꾸준히 늘어 오 신부와 열심한 신자들은 눈코 뜰 새가 없다.

 

 

         

 

 교민 가정 어머니들은 대부분 새벽 5시면 눈을 뜬다. 날씨가 무더워 자녀들 수업시간이 오전 7시에 시작되기 때문이다. 주 중 매일 오전 6시 30분이면 어김없이 통학버스가 도착한다. 이후 자녀들이 귀가하는 오후 1시까지 어머니들은 시간적 여유가 있어 본당 활동에 열심히 참여한다.

 

 쿠알라룸푸르에서는 자동차 경적소리를 듣기가 어렵다, 낙천적이고 느긋한 성격의 원주민들과 어우러지다 보니 교민들도 화를 내지 않고 실수를 해도 서로 배려를 해주며 사랑으로 감싸주니 본당 공동체도 초기공동체처럼 하나가 되고 있다.

 

 그러나 교민들이 여가시간을 이용해 운동과 취미생활에 젖다보면 대화가 부족해져 위기를 겪는 가정도 없지 않다. 그래서 오 신부는 부임 후 신자들의 이런 속사정을 파악해 여러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특히 지난 11월 2-4일에는 쿠알라룸푸르 시내 KCL 국제피정센터에서 한국 매리지 엔카운터(ME) 봉사 부부들을 초청해 제1차 ME 주말을 마련했다.

 

 오 신부는 "처음으로 본당 자체에서 마련한 ME 주말이지만 큰 호응 속에 마칠 수 있게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첫 주말이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기까지는 한인본당 ME 대표 박찬홍(빅토리아, 64)ㆍ이효숙(사비나, 62)씨 부부 역할이 컷다. 박씨 부부는 1992년 말레이시아에 처음으로 한인 공소모임이 생겼을 때부터 활동한 한인본당 산증인이다.

 

 이번 주말에 참가한 부부는 26쌍이다. 말레이시아 현지 부부들뿐 아니라 가톨릭한인공동체 아시아 사목협의회(약칭 동사모, 다음카페 이름)도 함께해 베트남과 태국, 싱가포르 등 인근 3개국 한인 부부들도 참가했다. 이렇듯 동사모는 동남아시아 지역 교민사회 사목 정보 교류는 물론이고 서로 교육에 대한 정보를 공유함으로서 상호간 본당 사목에 큰 도움을 주고 받고 있다.

 

 동아시아 사목의 거점이 되고 있는 말레이시아 한인본당은 이제 아시아 지역 선교 거점으로 살아나고 있다. 본당은 올해 '기도하는 공동체'와 '배우는 공동체', '섬기는 공동체' 실현을 위해 여러가지 방법을 찾고 있다. 묵주기도 100만단 봉헌을 통해 본당 공동체의 일치와 발전을 위해 기도하는 한편 아름다운 가정을 일구고자 집집마다 '가정 기도실'을 만들어 온 가족이 함께 기도하는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사랑으로 일치를 이루는 공동체가 쿠알라룸푸르에서 싹을 틔우고 있다.

 

  

 

쿠알라룸푸르=전대식 기자

[948호]2007-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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