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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7.17 10:24

악동뮤지션 ‘다리꼬지마’에서 발견한 우리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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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악동뮤지션 ‘다리꼬지마’에서 발견한 우리 모습

 

일상에서 호흡처럼, 이 노래처럼

 

2014-6-20

 

 

 

어제는 원주교구와 춘천교구가 함께 주님 안의 한 형제로서 ‘성체현양대회’를 한국 최초의 신앙촌인 풍수원성당에서 거행하였다. 꽃 소년 소녀들이 꽃을 하늘 위로 뿌리며, 우리 주님의 가시는 길을 앞서 가는 모습을 지켜보노라니, 신앙은 이렇게 배우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이 아이들은 학교 대신 성체현양대회에 참석한 것 같다. 나 또한 참 오랜만에 성체거동을 바라보았다.

어쩌다 보니 아이들 속에 있기보다 서류 속에서 아이들의 행복을 찾는 사람이 된 나는, 가끔씩 아이들이 그리워질 때가 있다. 그래서인지 길을 지나면서도 아이들이 지나가면 시선이 절로 가고, 토요일이면 센터를 가득 채운 아이들의 생기 있는 목소리가, 토요일이 아닌 평일에도 그리울 때가 있다.

그런 아이들에 대한 그리움 때문인지, 마치 경쟁을 부추기는 듯한 여러 오디션 프로그램 속에서, 나에게 산뜻한 구름 한 점을 마주하게 초대해준 그룹이 있다면, ‘악동뮤지션’이다. 오빠와 동생이 한 그룹을 이루었다는 것도 흥미로웠지만, 그들의 노래가 자작곡이라는 것도 충분히 마음을 쏠리게 만들었다.

특히 그들의 노래 중에 ‘다리꼬지마’라는 곡은, 노래도 노래지만 그 가사 안에 담긴 내용이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준다. ‘시크를 논해서 내 본능을’ 네가 건드려서 다리를 꼬았다는 것과, 아니꼬워서 다리를 꼬았지만, ‘점점 저려오고 피가 안 통하는 기분’을 느끼는 심정. ‘도도를 논해서 내 본능을’ 네가 건드려서 다리를 배배 꼬았다는, ‘발가락부터 시작된 성장판 닫히는 기분’을 느끼는 마음. ‘거들먹거리는, 내가 진리다는 네 눈빛’에 ‘승부욕’으로 불타 짧은 다리를 꼬았다는 말.

 

 

▲ 악동뮤지션

그러면서 계속 반복되는 가사는 “다리 꼬지 마”다. 한 번쯤 누구나 이런 기분이 들었던 순간이 있을 거란 생각은 나만의 느낌은 아닐 것이다. 가사에 나오는 ‘본능’이라는 말보다 어쩌면 더 적절한 말이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보면서, 혹시 ‘자존심’이라는 단어는 어떨까 대입해본다.

자존심을 짓밟힐 땐 어린아이도 꿈틀댄다. 그 꿈틀댐을 다리 꼬는 것으로 저항하는 모습. 어쩌면 십대의 모습 그대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다리를 꼬고 난 후에 느끼는 느낌들도 재미있다. 사실 관계 안에서 재미를 논할 겨를은 없겠지만, 무조건적인 저항을 접지 못하는, 그러면서도 표정은 바꾸지 않고 다리를 꼬고 앉아 있는 모습은 절로 미소를 짓게 만든다.

그래서일까? ‘다리 꼬지 말라’는 그들의 노래가 더 절실하고 진실하게 느껴지는 것은. 경험이 바탕이 된 듯한 호소로, 무조건적인 반항은 너를 다칠 수도 있으니, “다리 꼬지 마”라고 노래하는 그들의 모습이 그대로 그들 자신의 모습인 것만 같다.

그래도 십대들이 가끔은 다리를 꼬고 앉아 있는 모습을 우리는 지켜봐줘야 한다. 그들도 알고 있으니까. 다리를 꼬는 것으로 인해 느껴져 오는 불편함으로 지금 바로 다리를 내려놓고 싶지만, 자존심 때문에 그럴 수 없다는 것을 읽어주면 좋겠다. 조금만 더 참아주면 그들 스스로가 다리를 내려놓고 앉아, 기다려준 것에 대해 감사하리라는 것을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그들은 감사하다고 말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그것을 느끼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들은 안다. 다리를 꼬고 앉는다는 것은 불편한 일이라는 것을.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그들은 십대니까. 우리도 지나왔던 십대의 터널. 그냥 한 번쯤, 때론 두 번쯤 다리를 꼬게 해주자. 성장판이 다친다고 말하지 않아도 그들 스스로 알고 있다는 사실을 느끼면서, 좀 기다려주자. 그들은 십대니까.

 

다리 꼬지 마

다리 꼬지 마 다 다리 꼬지 마
다리 꼬지 마 다 다리 꼬지 마
다리 꼬지 마 다 다리 꼬지 마

네가 시크를 논해서 내 본능을 건드려앞뒤 안 가리고 다리 치켜들고 반대 다리에 얹어 다릴 꼬았지 아니꼬왔지
내 다리 점점 저려오고 피가 안 통하는 이 기분

네가 도도를 논해서 내 본능을 건드려
주먹 불끈 쥐고 책상 내리치고 모두를 주목시켜 다릴 꼬았지 배배 꼬였지
발가락부터 시작된 성장판 닫히는 이 기분

거들먹거들먹 거리는 너의 그 모습에
내가 진리다 라는 그 눈빛 가득한 모습에
괜한 승부욕이 불타올라 짧은 다릴 쭉 뻗고 다리 꼬았지

시내에 나가 보다 보면은 여기저기 알록달록 thick or thin한
여러 색깔 종류 치마 바지들 중에서도 튀고 튀는 요염한 다리들
다리 꼬고 시내 외각 벤치에 앉아 누굴 기다리는지
초조한 표정을 짓는 줄 알았더니만
그게 아니었더라 다리 저려 그러는 거라나

다리 꼬지 마 다 다리 꼬지 마
다리 꼬지 마 다 다리 꼬지 마
다리 꼬지 마 다 다리 꼬지 마

다리 꼬지 마 다 

 

PBC 신익준 기자

 원본  |  http://www.pbc.co.kr/CMS/news/view_body.php?cid=515407&path=20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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