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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춘천교구

교회 소식

[담화] 2017년 제103차 세계 이민의 날 교황 담화

프란치스코 교황 성하의
2017년 세계 이민의 날 담화

취약하고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아동 이민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누구든지 이런 어린이 하나를 내 이름으로 받아들이면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리고 나를 받아들이는 사람은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나를 보내신 분을 받아들이는 것이다”(마르 9,37; 참조: 마태 18,5; 루카 9,48; 요한 13,20). 이 말씀으로 복음사가들은, 그리스도 공동체에 힘을 실어주면서도 커다란 도전이 되는 예수님의 가르침을 상기시켜 줍니다. 이 말씀은 가장 작은 이들에게서 시작하여 그들에 대한 환대의 실천으로 구원자를 받아들여 하느님께 이르는 확실한 길을 보여줍니다. 환대는 이 여정을 마치는 데에 필수 조건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몸소 우리 가운데 계시는 분이 되셨습니다. 곧, 하느님께서는 예수님을 통하여 어린이로 오신 것입니다. 그래서 희망을 키워주는 신앙 안에서 하느님께 자신을 여는 것은 가장 작은 이들과 가장 나약한 이들 곁에서 사랑으로 함께하는 것으로 표현됩니다. 우리가 지난 자비의 특별 희년 동안에 다시 확인한 것처럼 사랑과 믿음과 희망은 모두 자비의 영적 육체적 활동으로 드러납니다. 

그런데 또한 복음사가들은 자비를 거스르는 일을 하는 자가 치러야 하는 대가를 지적합니다. “나를 믿는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죄짓게 하는 자는, 연자매를 목에 달고 바다 깊은 곳에 빠지는 편이 낫다”(마태 18,6; 참조: 마르 9,42; 루카17,2). 파렴치한 인간들이 수많은 어린이들을 희생시켜가며 자행하는 착취를 생각할 때에 어떻게 이러한 엄중한 경고를 간과할 수 있겠습니까? 이 어린이들은 매춘에 내몰리거나 외설에 악용되고, 또한 아동 노동자나 아동 병사로 노예살이를 하고, 마약 밀매나 그 밖의 범죄들에 연루됩니다. 또한 이들은 분쟁과 박해로 말미암아 강제로 쫓겨나서 혼자되거나 버림받을 위험에 처하게 됩니다. 

이러한 이유로, 저는 매년 거행하는 이민의 날을 맞이하여 아동 이민, 특히 홀로 남겨진 아동 이민의 현실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아동들을 돌보아줄 것을 모든 이에게 요청합니다. 이들은 어린이며 이방인이고 자기 방어 수단이 없어서 삼중의 무방비 상태에 놓여있습니다. 저는 여러 이유들 때문에 고국을 떠나 자신의 가족과 떨어져 살 수 밖에 없는 이들을 도와줄 것을 모든 이에게 요청합니다. 

오늘날 이주는 세계의 일부 지역에만 국한된 현상이 아닙니다. 이주는 모든 대륙에 영향을 미치고 세계적 차원의 비극적 상황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이주는 좋은 일자리나 더 나은 생활 여건을 찾는 이들 뿐만 아니라 목숨을 구하고 다른 곳에서 평화와 안전을 찾으려는 희망으로 자신의 고향을 떠날 수밖에 없는 모든 이와 관련됩니다. 여기에는 연령과 성별의 차이가 없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경우에 폭력과 가난과 환경 문제와 세계화의 부정적 측면으로 야기되는 이주의 혹독한 대가를 아동이 가장 먼저 치르게 됩니다. 쉽고 빠른 이윤의 무절제한 추구는 비정상적인 악의 증식을 야기합니다. 이러한 악에는 아동 인신매매, 미성년자의 착취와 학대, 그리고 일반적으로는 국제연합의 ‘아동의 권리에 관한 국제 협약’으로 규정된 아동기 인간에게 고유한 권리의 박탈이 있습니다.  

아동기는 원래 취약하기에 이 시기의 인간에게는 고유하고 침해할 수 없는 요구가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먼저 아동은 부모의 지도와 모범 아래에서 자랄 수 있는 건전하고 안전한 가정 환경에 대한 권리가 있습니다. 그리고 아동은 주로 가정과 학교에서 적절한 교육을 받을 권리와 의무가 있습니다. 여기에서 아동은 인격체로 성장하여 자기와 조국의 미래의 주체로 자라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세상의 많은 지역에서 읽기와 쓰기와 기초 산술의 습득은 여전히 단지 소수의 특권으로 남아있습니다. 더 나아가 모든 아동은 놀이와 오락 활동을 할 권리가 있습니다. 한마디로 그들은 아동이 될 권리를 지닌 것입니다.

그러나 이주의 삶을 마주한 아동은 보이지 않고 목소리를 내지 못하기에 이민 가운데에서도 가장 취약한 무리를 이룹니다. 위태로운 상황으로 말미암아 그들에 관한 서류가 마련되지 못하여 세상은 그들을 보지 못합니다. 그들과 함께하는 어른이 없어서 세상은 그들이 내는 목소리를 듣지 못합니다. 이런 식으로 아동 이민은 인간적으로 가장 비참한 지경에 매우 쉽게 이르게 됩니다. 이 지경에서 수많은 무고한 아동의 미래는 불법과 폭력으로 단숨에 소실되어 버리고 맙니다. 그런데 아동 학대의 그물을 찢어버리는 것은 무척 어렵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현실에 어떻게 대응하여야 합니까?

먼저 우리는 이주 현상이 구원 역사와 관계없는 것이 아니라 그 일부라는 것을 깨달아야 합니다. 이는 하느님 계명과 관련됩니다. “너희는 이방인을 억압하거나 학대해서는 안 된다. 너희도 이집트 땅에서 이방인이었다”(탈출 22,20). “너희는 이방인들을 사랑해야 한다. 너희도 이집트 땅에서 이방인이었기 때문이다”(신명 10,19). 이주 현상은 시대의 징표, 곧 보편적 친교의 관점에서 역사와 인간 공동체 안에서 하느님의 섭리적 활동에 관하여 이야기해 주는 징표입니다. 교회는 이 문제의 복잡성을 모르는 바 아니며 흔히 이주와 관련된 고통과 비극, 그리고 이민들을 정중하게 환대하는 것과 관련된 어려움들에 대하여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교회는 “모든 민족과 종족과 백성과 언어권”(묵시 7,9)을 아우르는 그리스도인 공동체 안에서는 그 누구도 이방인이 아니라는 확신으로 이주 현상에서도 하느님의 계획을 깨달을 것을 촉구합니다. 인간 한 사람 한 사람이 소중합니다. 인간은 짐짝처럼 취급되어서는 안 됩니다. 제도는 인간, 특히 아동 이민과 같이 취약한 상태에 처한 인간의 삶과 존엄을 어떻게 다루는가에 그 가치가 달려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보호, 통합, 장기적인 해결책을 위하여 노력하여야 합니다.      

첫째로, 우리는 특히 아동 이민의 보호와 안전을 보장하기 위하여 모든 가능한 조치를 취하여야 합니다. “청소년들은 흔히 거리에서 자포자기하며 지내다가 사악한 착취자들에게 육체적, 정신적, 성적 폭력의 희생물이 되고 말기” 때문입니다(베네딕토 16세, 제94차 세계 이민의 날 담화, 2007.10.18., 참조).

그런데 이주와 인신매매의 구별이 때로는 매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민, 특히 아동 이민이 취약한 처지에 놓이도록 하는 요소들이 많습니다. 여기에는 빈곤과 생존 수단의 부족, 또한 대중매체가 조장하는 비현실적 기대, 읽기와 쓰기 능력의 부족, 이민 수용국의 법과 문화와 언어에 대한 무지가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은 아동이 육체적 정신적으로 [다른 이에게] 의존하도록 만듭니다. 그러나 아동에 대한 수요 자체가 아동 착취와 학대의 가장 커다란 요인이 됩니다. [아동을 이용하여] 이득을 취하는 이들에 더욱 엄중하고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다면, 아동들이 희생되는 여러 형태의 노예살이를 막을 수 없을 것입니다. 

이민은 자기 자녀들을 위하여 자신을 환대하는 공동체와 더욱 밀접한 협력을 이루어야 합니다. 아동들을 여러 형태의 학대로부터 보호하고자 시간과 자원을 아끼지 않는 교회와 사회의 단체와 기관들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정보의 교환은 물론 시의적절하고 구체적인 중재를 보장할 수 있는 네트워크의 강화로써 좀 더 효과적이며 적절한 협력을 이루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교회 공동체가 무엇보다도 기도로 일치하고 형제적 친교를 이룰 때에 드러나는 특별한 힘을 과소평가하지 말아야 합니다. 

둘째로, 우리는 이주하는 아동과 청소년들의 통합을 위하여 노력하여야 합니다. 이들은 성인 공동체에 크게 의존합니다. 재정적 자원의 부족으로 지원과 통합을 위한 적절한 수용 정책의 추진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합니다. 그 결과 아동 이민의 사회적 통합이나 안전한 본국 송환을 돕는 프로그램의 증진보다는 그저 그들의 입국을 막으려는 노력만이 이루어집니다. 그래서 불법 네트워크의 이용이 조장되는 것입니다. 이뿐만 아니라 그들을 위한 실질적인 최선의 조치가 고려되지 않은 채 그들은 본국으로 송환됩니다. 

아동 이민의 상황은, 그 지위가 합법적이지 않거나 범죄 조직에 연루되었을 때에 훨씬 더 심각해집니다. 이러한 경우에 아동 이민은 일반적으로 소년원으로 보내집니다. 이들은 흔히 체포되고 벌금이나 귀국 비용을 마련하지 못하여 장기간 감옥에 갇히게 되며 여러 형태의 학대와 폭력에 노출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주의 흐름을 통제하고 민족의 공동선을 보호할 국가의 권리는, 아동 이민의 문제 해결과 신분 합법화의 의무를 함께 고려하여 행사되어야 합니다. 곧, 아동 이민들의 존엄을 온전히 존중하여 그들이 혼자일 때에 그들의 필요와, 가족 전체의 행복을 위하여 그들 부모의 필요도 충족시키도록 노력하여야 합니다. 

아동의 강제 이주의 원인을 척결하기 위한 적절한 국내 절차, 그리고 이민의 출신국과 수용국이 합의한 협력 계획의 마련이 여전히 매우 중요합니다. 

셋째로, 장기적인 해결책을 마련하고 실행할 것을 모든 이에게 진심으로 호소합니다. 아동 이민의 문제는 복합적인 현상이기에 근원적으로 다루어야 합니다. 이 문제의 원인에는 전쟁, 인권 침해, 부패, 빈곤, 자연의 균형 파괴, 자연 재해가 포함됩니다. 여기에서 아동들이 가장 먼저 고통을 당하게 됩니다. 때로 아동들은 고문과 육체적 폭력을 당하며, 이는 정신적 심리적 폭력으로도 이어져 그들에게 거의 지워지지 않는 상처를 남기게 됩니다. 

그러므로 이민의 출신국에서 이주를 촉발하는 원인들에 대처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를 위한 첫째 단계로 사람들을 피난하도록 내모는 갈등과 폭력의 척결을 위한 국제 사회 전체의 노력이 요구됩니다. 더 나아가 극도의 불의와 불안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은 지역을 위한 적절한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모든 이의 참된 발전을 보장하는 장기적인 시각이 요구됩니다. 이러한 발전은 인류의 희망인 아동들의 선을 증진시켜야 합니다. 

끝으로, 저는 이주의 여정에 있는 아동과 청소년들과 함께하는 여러분에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들에게는 여러분의 소중한 도움이 필요합니다. 교회는 또한 여러분을 필요로 하며, 여러분이 성심성의로 실천하는 봉사를 지원합니다. 여러분이 가장 작은 이들과 가장 취약한 이들 가운데 계시는 주 예수님을 알아보고 환대할 것을 요청하는 복음을 용감하게 실천하는 데에 지치지 마십시오.  
  
저는 모든 아동 이민과 그들의 가정과 공동체, 그리고 그들과 함께하는 이들을 나자렛의 성가정의 보호에 맡겨드리며, 성가정이 그들의 여정에서 그들 한 사람 한 사람을 돌보아 주시며 동행하여 주실 것을 간청합니다. 저는 이 기도와 함께 진심어린 교황 강복을 전해 드립니다.                                    

바티칸에서
2016년 9월 8일
동정 마리아 탄생 축일

프란치스코

(이민의 날은 2017년 1월 15일이나 한국 천주교회는 이 날을 5월 1일<주일>이나 그 전 주일에 지내므로 2017년 이민의 날은 4월 30일입니다.  

<원문: Message of His Holiness Pope Francis for the World Day of Migrants and Refugees 2017, “Child Migrants, the Vulnerable and the Voiceless”, 2016.9.8., 독일어와 이탈리아어 판도 참조> 

영어: 

독일어:

이탈리아어:

* 한국 천주교회는 우리나라의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특별한 사목적 관심을 기울이기로 하고 ‘이민의 날’을 지내고 있다. 주교회의 2000년 춘계 정기 총회에서는 해마다 ‘해외 원조 주일’의 전(前) 주일을 ‘이민의 날’로 지내기로 하였으나, 2005년부터는 이 이민의 날을 5월 1일(주일인 경우)이나 그 전 주일에 지내 오고 있다.



자료출처: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미디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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