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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어진 한반도 허리 걸으며 민족의 화해 기도

by 문화홍보국 posted May 04,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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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어진 한반도 허리 걸으며 민족의 화해 기도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DMZ 평화의 길’ 철원 구간 현장 체험


2022.05.08 발행 [1661호]

▲ 주교회의 민족화해주교특위 위원장 이기헌 주교 등 주교들이 이인영 통일부장관과 함께 백마고지전망대에서 공작새 능선 조망대에 이르는 3.5㎞ 구간을 직접 걸으며 분단 현장을 체감하고 한반도 평화를 위해 기도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



분단과 전쟁 이후 70여 년간 민간인의 발길이 닿지 않았던 비무장지대(DMZ). 남북의 허리를 가른 군사분계선(MDL) 이남, 그 비극의 땅에 ‘DMZ 평화의 길’이 조성된 건 3년밖에 되지 않았다. 하지만 남북 간 대치와 경계, 긴장이 엄중한 데다 최근 코로나19 방역 문제가 겹치면서 그동안 현장 답사에 어려움이 많았다.

이 같은 상황을 딛고 한국 천주교회 주교들이 4월 29일 DMZ 평화의 길 철원 구간을 걷는 현장 체험에 나섰다.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위원장 김주영 주교) 주관으로 주교 현장 체험이 이뤄지기는 3년 만이다. 2016년 11월 북한이탈주민 지역 적응 기관인 서울 남부하나센터를 찾아 북한이탈주민이 살아가는 얘기를 경청한 데 이어 2017년 11월 북한이탈주민 정착지원사무소 안성 하나원, 2018년 9월 하나원과 탈북 청소년 교육기관인 한겨레중ㆍ고교를 찾은 데 이어 이번이 네 번째다. 주교들의 이번 전방부대 방문은 특히 2018년 9ㆍ19 남북군사합의서에 따른 남북 공동 유해 발굴 사업이 2020년 11월 마무리된 화살머리고지 일대를 돌아보면서 전쟁의 참상을 기억하고 분단의 골을 메꾸기 위한 실천적 노력을 다짐하면서 평화의 미래를 그려보는 계기가 됐다.

DMZ 평화의 길 걷기에는 민족화해주교특별위원회 위원장 이기헌(의정부교구장) 주교와 인천교구장 정신철 주교,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위원장 김주영(춘천교구장 겸 함흥교구장 서리) 주교, 전 춘천교구장 김운회 주교 등 4명의 주교가 함께했다. 또한,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총무 강주석 신부와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교류협력분과 대표 도현우 신부, 춘천교구 남북한삶위원회 부위원장 김학배 신부 등 사제들, 이인영 통일부 장관과 박철 통일부 교류협력실장 등 11명의 통일부 관계자가 함께했다. DMZ 평화의 길 걷기는 육군 5사단 관할 지역인 철원 백마고지 전적지를 시작으로 민통 제1초소→백마고지 전망대→공작새 능선 조망대→통문→비상주 GP(Guard Post) 감시초소→화살머리고지→유해발굴 조망소를 거쳐 다시 통문으로 돌아오는 철원 코스에서 이뤄졌다.

이기헌 주교는 “DMZ를 걸은 건 청소년들, 수도자들에 이어 주교님들과 함께 걸은 이번이 세 번째인데, 철책선 길을 걸을 때마다 분단 현실을 체감하면서 갈수록 어두워지는 한반도 평화를 위해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하게 된다”고 고백했다. 이어 “분단을 극복하기 위해선 마음속에 자리 잡은 분단의 벽을 넘어 이념이 다르더라도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하며 평화를 위해 화해하고 일치하는 마음으로 한반도 평화를 위해 투신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특히 백마고지는 1952년 10월 6일부터 15일까지 열흘간 24번이나 고지의 주인이 바뀐 치열한 격전지여서 백마고지전망대에서 공작새 능선 조망대에 이르는 3.5㎞ 구간은 주교들과 이 장관이 직접 걸으며 분단의 아픔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또한, 통문에서 방탄조끼와 함께 무거운 철모를 쓰고 감시초소를 지나 화살머리고지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유해발굴기념관, 남북도로개설기념비까지 차량으로 이동한 주교들은 2018년 남북 도로가 이어진 것을 기념해 제작한 기념비 앞에서 한반도 평화를 비는 묵주기도를 바쳤다.

정신철 주교는 “남북은 물론 UN과 중국군까지 참전한 6ㆍ25전쟁 유해 발굴 현장을 보면서 가족들은 오랜 세월 동안 참전 군인들의 생사도 모른 채 얼마나 큰 아픔을 겪었을지 가늠이 되질 않았다”면서 “앞으로 남북 간 화해가 진전돼 유해 발굴이 계속돼야 하고, 더는 전쟁이 벌어져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소회를 전했다.

김주영 주교도 “오늘 주교님들과 함께 분단 현장에서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해 기도하며 걸었는데, 우리의 바람은 이런 분단 상황을 후손들에게 남겨주지 않는 것”이라며 “앞으로 민족의 화해와 일치가 이뤄지는 그 날이 하루속히 오기를 기원했다”고 밝혔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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