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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 화해와 일치의 시작, "어려운 이들 잊지 않는 것"

by 문화홍보국 posted Jun 04,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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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 화해와 일치의 시작, "어려운 이들 잊지 않는 것"

    2021.06.03 14:10

주교회의 민화위원장 김주영 주교

“전 춘천교구장 장익 주교님이 ‘북쪽을 바라볼 때, 체제를 먼저 볼 것인가 민족으로 먼저 볼 것이냐에 따라 시각이 달라진다’는 말씀을 하신 적이 있습니다. 남한 사회는 특히 종교인인 우리는 북한을 어떤 시선으로 봐야 하는가는 명확합니다. 같은 민족이라는 시선, 그리고 굶고, 죽어가는 그 사람들을 돕자는 것이지 체제와 이념을 돕는 것은 아니라는 겁니다.”

한국 천주교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주영 주교(춘천교구장)는 6월 2일,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남한 내 북한을 바라보는 시선 사이의 갈등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김주영 주교는 석사 논문을 북한 선교에 대해 썼고, 2015년 주교회의 민화위 총무를 맡는 등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교회의 행보를 이어 왔다. 

기자간담회를 통해 민족화해위원장, 분단된 강원 지역의 춘천교구장으로서 남북간 대화와 화해, 일치를 위한 교회의 활동에 대한 김주영 주교의 입장과 의견을 들었다. 김 주교는 우선 “민족의 화해와 일치라는 과제는 주교특별위원회를 둘 정도로 교회의 중요한 일”이라면서, “관심의 무게는 다르겠지만 교회 내 구성원들이 남북간 화해와 일치의 중요성은 기본적으로 공감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미약하나마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먼저 김 주교는 교회가 남북 간 교류, 공감, 나눔과 연대를 이어 가기 위해 해야 할 바에 대해서, “형제들 안에서 연민하고 연대하는 것, 어려움에 처한 이들을 기억하고 잊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우리가 민주화를 위해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 미얀마를 위해 연대하는 것처럼, 잊지 않고 기억한다면, 길이 열릴 때, 북한의 어려운 이들을 위해서도 연대하고 협력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기억하고 준비한다면, 당장 구체적 교류는 어렵지만 할 수 있을 때, 실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남북 간 화해를 이야기할 때, 우리는 대부분 북한과의 관계를 생각하지만, 사실 남한 내 갈등을 풀어가는 것도 중요하다는 김 주교는 “이념과 정치적 문제로 심지어 가정 안에서도 갈등을 겪고 있다. 우리부터 다름을 인정하지 못하고 대화하지 못하는데, 전혀 다른 이들과 대화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우리 각자가 있는 그 자리에서 평화를 이루는 행동이 없다면, 화해는 더더욱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 주교는 남한 사회에서 각 개인과 공동체가 평화를 위해 노력하기 위해서는 우선 기도가 우선이 되어야 한다고도 말했다.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장 김주영 주교. (사진 제공 = 춘천교구 문화홍보국)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장 김주영 주교. (사진 제공 = 춘천교구 문화홍보국)

김 주교는 이번 한미 정상회담 과정과 결과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그는 먼저 비핵화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거론하지 않은 것은 한편 아쉬우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더 구체적으로 언급했다면 남북 간 대화에 오히려 걸림돌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남북, 북미 간 대화가 진전되는 것인만큼, 첨예한 문제를 먼저 거론하면 대화를 거부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면서, 한미 회담의 분위기를 보면 앞으로 대화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고 봤고, 그런 맥락에서 희망을 봤다고 말했다.

“인류 가족을 지킨다는 이유로 참으로 막대한 자원이 우리 삶을 위협하는 최첨단 무기와 핵무기를 보유하는 데 쓰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무기와 다른 군비에 투자할 돈으로 결정적인 기아 퇴치와 최빈국 발전 지원을 위한 ‘세계 기금’을 설립”(2020년 세계 식량의 날 영상 메시지)하자는 프란치스코 교황 성하의 권고를 받아들인다면 이 얼마나 용기 있는 결정이 되겠습니까!”

김주영 주교는 이번 담화문에서 무기와 군비 투자 대신 기아 퇴치를 위한 기금을 마련하자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말을 인용했다. 세계 유일한 분단국가로서 남북의 군비 증강 비용은 전체 예산 대비 압도적이며, 여전히 분단과 통일을 비용으로 계산하며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와 같은 교황의 제안을 실천하기 위해 교회가 해야 할 바는 무엇이라고 생각할까.

김 주교는 질문에 대해, “군비 증강에 주력하는 당사자 나라들이 많은데, 한국도 점점 무기 보유에 비용을 많이 쓰고 이번에는 특히 미사일 거리 제한도 없어졌다”면서, “자주국방의 문제도 분명히 있지만 인류 전체적으로 봤을 때, 군비에 돈을 투자하는 것이 정말 옳고 바른 길인지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군비 증강이 살 길이 아니라는 것을 머리로는 분명히 알고 있지만 정치, 외교적 명분으로 그렇게 갈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이 수레바퀴를 멈출 수 있는 방법은 어느 한편의 포기, 헌신, 결단일 것이다. 비단 군비 문제가 아니더라도 기후 문제 소비주의 성향 등 우리 신앙인이 먼저 결단하고 이런 목소리를 각계에 전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주교는 대북전단 살포 문제로 그동안 접경지 주민들이 겪었던 고충과 이로 인해 드러난 북한 인권에 대한 시각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우선 “인권에 대한 교회의 목소리, 부르짖음은 명확하다. 어디서든, 어느 쪽이든 비인간적 상황을 알리고 개선하는 것은 교회의 임무이자 숙제”라면서, “인권을 위한다면서 하는 활동 방법이 오히려 악영향을 미친다면, 이것이 옳은지 함께 생각해야 한다. 돕고 교류하고자 한다면 더 좋은 방법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주교는 이와 함께 지난해 한국전쟁 70년, 정전협정 70년을 맞아 시작된 ‘한반도 종전 평화 캠페인’을 소개했다. 캠페인은 2020년부터 23년까지 한반도 평화선언을 위해 전 세계 1억 명의 서명과 각계 지지선언을 모아 휴전 상태인 한국전쟁을 끝내고 평화를 위해 나아가기 위해 시작됐다.

김 주교는 종교계, 특히 가톨릭 교회도 이에 적극 동참했고 참여율도 높았다면서, 코로나19로 홍보 효과가 줄어들었지만 계속 홍보하고 참여를 독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민화위를 통해서 각 교구와 본당의 캠페인 참여를 독려하고 있지만, 사실 급작스럽게 서명만 진행하는 것보다 종전협정의 필요에 대한 충분한 교육이 필요하다며, “그래야만 서명 수준이 아니라 실생활 안에서 평화를 살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이를 위해 현재 평화 교재를 구상, 준비 중이라고 소개했다.

또 김 주교는 교구를 넘어 지역 문제와 연관해 춘천교구가 속한 강원도는 휴전선으로 분단된 지역이기도 하다며, 이런 지역적 특성을 반영해 지자체가 ‘강원평화특별자치도 법안’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는 강원도의 이익 문제가 아니라 우리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비전으로 추진하는 것이라며, 교구 차원에서도 동참할 뜻을 비쳤다.

마지막으로 김 주교는 교회의 민족화해 활동이 교회 내에서만 머물지 않고 범사회적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될 때까지 해야 하고, 꾸준히 해야 한다. 또 타 종교, 단체와 연대해야 한다”면서, “하지만 모든 활동을 드러내면서 할 수는 없다. 남북 간 특수한 사정상 조용히 진행해야 일이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는 6월 16일, ‘포스트코로나 시대, 한반도 평화를 위한 가톨릭교회의 역할’을 주제로 세미나를 연다. 또 6월 17일부터 25일까지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9일 기도를 진행하고,(묵상 자료 바로가기) 25일에는 각 교구별로 미사를 봉헌한다.

미사 일정은 서울, 수원, 전주교구는 오전 10시, 각 주교좌성당, 대구(교구청 성모당), 대전(솔뫼성지), 원주(명륜동 성당), 의정부(참회와속죄의본당), 인천(교구청 성모당), 춘천(죽림동 성당)은 11시, 광주(임동 주교좌성당), 마산(교구청 강당), 제주(중앙 성당), 청주(수동 성당)는 오후 7시 30분, 안동교구는 10시 30분 목성동 주교좌 성당, 남자수도회협의회는 정동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오후 4시에 각각 미사를 봉헌하고, 부산교구는 각 본당별로 미사를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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