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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의 수요일’ 미사‘재의 수요일’ 미사  (Vatican Media)

재의 수요일 강론 “사순 시기는 ‘희생의 잔꽃송이들을 모으는’ 게 아니라 하느님께 되돌아감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월 17일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거행한 ‘재의 수요일’ 미사에서 파스카로 이끄는 겸손의 여정을 시작하며 우리 자신이 작아져야 한다고 권고했다. 교황은 “구원은 영광을 향해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사랑 때문에 자신을 낮추는 것”이라고 말했다.

Debora Donnini / 번역 김호열 신부

사순 시기는 하느님께 되돌아가는 여정이며, “우리가 걸어가고 있는 길을 확인하고”, 모든 것을 주관하시는 아버지와의 “근본적인 유대”를 다시 발견하는 시간이다. “오늘 있다가도 내일 사라지는 것들”의 먼지를 따르지 말고, 우리 삶의 항해자인 하느님을 향해야 한다. 이는 교황이 (전례 주년 중 ‘강한 시기’인) 사순 시기를 시작하는 날인 ‘재의 수요일’ 미사 강론에서 “(사순 시기는) ‘희생의 잔꽃송이들을 모으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이 어디로 향하는 것인가를 식별하는 것”이라고 말하면서 강조한 내용이다. 이어 그 여정이 “매혹적인 악의 올가미, 돈과 과시의 거짓된 안전, (우리 자신을) 꼼짝달싹하지 못하게 하는 피해의식”으로 방해받는 것이 위험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백성이 이집트를 떠났을 때 일어난 것처럼 말이다. 교황은 “이집트 땅을 떠나는 것보다, 하느님 백성들이 마음속에 항상 품고 있던 이집트를 떠나는 것이 더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러므로 사순 시기는 “노예 생활에서 자유로의 탈출”이다. 그러나 “아무도 자신의 힘으로 하느님과 화해할 수 없습니다.” 주님께서 우리를 만나러 먼저 오신다. 그러므로, (하느님께) 되돌아감은 “우리에게 자비가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하는 데서 시작한다. 아울러 교황은 우리 마음이 “주님도 조금, 세상도 조금” 사랑하면서 “춤을 추고 있는지”, 아니면 하느님 안에서 확고한지 자문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재를 받기 위해) 머리를 숙이는 표징

아직도 세계적으로 맹위를 떨치고 있는 코로나19 대유행의 영향 아래, ‘재의 축복과 재를 머리에 얹는 예식’과 함께 봉헌된 이날 아침미사에서 교황의 강론은 강하게 메아리쳤다. 사실, 이날 미사는 매년 전통적으로 행해지던 로마 아벤티노 언덕에 자리하고 있는 산타 사비나 대성당에서 거행되지 않고, 성 베드로 대성전의 ‘성 베드로 사도좌’ 제대에서 거행됐다. 보건위생지침 준수에 따라 이날 미사엔 매우 제한된 숫자의 신자들만 참례했다. 교황청 경신성사성은 지난달 사순 시기를 시작하는 ‘재의 수요일’ 예식을 거행하며 지켜야 할 세부 지침을 공지한 바 있다.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고, (사제가 신자들의 머리에) 재를 얹으며 말하는 부분은 처음 한 번만 말한다는 내용이다. 교황은 ‘재의 축복 예식’을 마치고 “사람아, 너는 먼지이니, 먼지로 돌아갈 것을 생각하여라”고 말한 다음, 바티칸 시국 총대리 안젤로 코마스트리(Angelo Comastri) 추기경으로부터 재를 머리에 받은 후, 미사에 참례한 추기경들의 머리에 재를 얹어 주었다. 몇몇 사제들은 미사에 참례한 신자들의 머리에 재를 얹어 주었다. 

교황은 (하느님께) 되돌아옴의 의미를 가르쳐주고자 재를 받기 위해 머리를 숙이는 표징의 의미에 대해 설명했다. “사순 시기가 끝나면, 우리는 형제들의 발을 씻어주기 위해 우리를 더 낮출 것입니다.”

“사순 시기는 우리의 내면과 타인을 향한 겸손한 내려감입니다. 구원이 영광을 향해 올라가는 게 아니라 사랑 때문에 자신을 낮추는 것이라는 점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사순 시기는 우리를 작게 만드는 것입니다. 이 여정 동안 길을 잃지 않기 위해, 우리 모두 예수님의 십자가 앞에 머무릅시다. 십자가는 하느님의 침묵의 ‘사도좌’입니다. 매일 예수님의 상처를 바라봅시다. 하늘로 가지고 가셔서, 매일 당신의 전구 기도 안에서, 아버지께 보여주시는 그 상처를 바라봅시다. 매일 예수님의 상처를 바라봅시다. 그 상처 구멍에서 우리는 우리의 공허, 우리의 결점들, 죄로 인한 상처들, 우리에게 상처를 준 공격들을 알게 됩니다. 그럼에도, 바로 그곳에서 우리는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손가락질하지 않으시고, 우리에게 두 팔 벌려 주시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교황은 예수님의 상처에 입맞추라고 권고하며 다음과 같이 강조했다. “삶의 가장 고통스러운 상처 구멍에서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무한한 자비로 우리를 기다리고 계십니다. 왜냐하면 바로 그곳, 우리가 가장 취약하고, 우리가 가장 부끄러워하는 곳에서 하느님께서 우리를 만나러 오셨기 때문입니다.”

아버지와 예수님과 성령께로 돌아가기

교황의 강론은 “너희는 마음을 다하여 나에게 돌아오너라”라고 말한 요엘 예언자의 말에서 시작됐다. 교황은 이 사순 시기 여정을 계속하기 위해 하느님 말씀(성경)이 전해주고 있는 돌아옴의 여정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곧, 우리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것은 “아버지의 용서”이며, 돌아옴의 첫 걸음은 고해성사라는 것을 가르쳐주는 돌아온 아들(탕자)의 여정에 관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교황은 고해 사제들에게 아버지와 같이 되라고 권고했다. “회초리가 아니라 포옹으로 (고해자들을) 대하십시오.” 그리고 깨끗하게 된 나병 환자가 예수님께 감사하기 위해 돌아온 것처럼 예수님께 돌아오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리 모두는 영적 질병들을 앓고 있습니다. 우리는 혼자서 이 질병들을 치료할 수 없습니다. 우리 모두는 깊이 뿌리박힌 악습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혼자서 그것들을 근절시킬 수 없습니다. 우리 모두는 우리를 꼼짝달싹하지 못하게 하는 두려움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혼자서 그것들을 이길 수 없습니다. 우리는 예수님께 돌아와 예수님의 발 앞에 엎드린 나병 환자를 본받아야 합니다. 우리는 예수님의 치유가 필요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우리의 상처와 죄를 예수님 앞에 두면서 그분 앞에 우리 자신을 둬야 한다. 교황은 머리 위에 받은 재는 우리가 먼지이고 우리는 먼지로 돌아갈 것임을 상기시켜 주는 것이라면서, 바로 “우리의 이 먼지 위에 하느님께서 당신의 생명의 영을 불어 넣어 주셨다”고 말했다. 

“우리는 먼지를 쫓으며 살아갈 수 없습니다. 오늘 있다가도 내일 사라지고 없는 것들 말입니다. 생명을 주시는 분인 성령께 돌아옵시다. 우리의 재를 다시 살아나게 하며, 사랑을 가르치시는 ‘불(성령)’로 돌아옵시다. 우리는 항상 먼지가 될 것입니다. 그러나 전례 찬미가가 말하는 것처럼, ‘사랑에 빠진 먼지’가 될 것입니다. 성령께 기도하기 위해 돌아옵시다. 그러면 탄식과 체념의 재를 태워버릴 찬양의 불을 발견할 것입니다.”

마음의 회심은 하느님 행동의 우선권에서 시작됩니다

돌아오는 여정이다. 이 여정이 가능한 이유는 주님께서 우리의 죽음과 죄로 내려오셨기 때문에, “오직 우리를 향한 그분의 여정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교황은 덧붙였다. 사실, 아버지께서는 “우리를 찾으시려 집을 나서시는 분”이시다. 또한 “우리를 치유하시는 주님께서는 십자가에서 상처 입도록 자신을 내어 맡기신 분이시며,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시는 성령께서는 우리의 먼지에 힘과 달콤함으로 숨을 불어 넣어 주시는 분이십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화해할 수 있도록 내어 맡겨야 한다. 왜냐하면 “아무도 자신의 힘으로 하느님과 화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행동과 실천으로 표현하는 마음의 회심은 하느님의 행동의 우선권에서 시작돼야 가능합니다. 우리를 하느님께 돌아오게 하는 것은 우리가 과시하는 우리의 능력이나 공덕이 아니라, 우리가 받아들여야 하는 그분의 은총입니다. 이에 대해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의롭게 하는 것은 우리가 사람들 앞에서 행하는 정의가 아니라, 아버지와의 진실한 관계’라고 복음에서 분명하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므로, 돌아오는 길은 “겸손의 길”이다. 사실, 우리를 구원하는 것은 은총이다. 구원은 “순수하게 무상으로 주어진 것”이다. 


원문 보기 https://www.vaticannews.va/ko/pope/news/2021-02/papa-francesco-quaresima-ceneri.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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