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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쉬운 믿을교리 해설 - 아는 만큼 보인다] 107. 어떻게 거행하는가?

전례에서 상징을 이해하지 못하면?

「가톨릭 교회 교리서」 1145~1152항
표징과 상징으로 짜여진 전례 하느님과 인간 사이 소통 도구
전례에 담긴 사랑 볼 수 있어야 하느님과의 통교 더 깊어져

발행일2021-02-21 [제3232호, 16면]

성체성사에서 성체가 단순하게 밀떡으로만 보인다면, 그리고 성혈이 단순히 포도주로만 보인다면, 주님과의 관계를 진척시킬 수 없다.가톨릭신문 자료사진

전례는 “표징과 상징으로 짜여 있습니다.”(1145) 전례에서 ‘언어와 행위’, ‘노래와 음악’, ‘성화상이나 전례 도구’들은 무언가를 상징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성탄 트리’는 ‘그리스도의 살과 피’를 상징합니다. 에덴동산에 있었던 ‘생명 나무’인 그리스도께서 세상에 오셔서 당신을 먹는 이들이 영원히 살게 하심을 기념하기 위해 장식하는 것이 성탄 트리입니다. 만약 이 상징을 볼 수 없다면 성탄 트리를 장식하는 것은 어쩌면 무의미한 일입니다.

“육체적이며 동시에 영적인 존재인 인간은 물질적인 표징과 상징을 통하여 영적인 실재를 표현하고 인식합니다.”(1146) 전례에서 사용되는 상징들은 모두 하느님과 인간 사이의 소통 도구입니다. 전례에서 표징과 상징은 “하느님의 활동이 표현되는 수단”이며, 동시에 하느님을 향한 “인간의 행위를 표현하는 수단”(1148)입니다. 그러므로 전례에서 상징을 이해하지 못하면 귀를 막고 대화하자는 것과 같습니다.

영화에 등장하는 ‘미녀의 야수’ 이야기는 외적인 눈보다 내면의 눈으로 사물 안에 담긴 의미를 볼 줄 알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한 커다란 성에 버릇없는 왕자가 있었습니다. 그는 외적인 완벽함에 취해 자신 안에 빠져있었습니다. 그러다 한 가난하고 추한 노파가 건네는 장미를 무시합니다. 그 노파에겐 왕자에게 드리는 가장 귀한 선물이었는데 말입니다.

사실 노파는 요정이었습니다. 요정은 왕자를 괴물로 만들어버립니다. 그리고 장미 한 송이를 주며 그 장미 꽃잎이 다 떨어질 때까지 누군가에게 사랑을 받지 못하면 저주가 영원히 풀리지 않을 것이라 말합니다.

저주받은 성질 고약한 야수를 좋아해 줄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하지만 우연히 그의 포로가 된 미녀는 야수에게서 따뜻한 마음을 발견합니다. 야수는 자신의 저주가 평생 이어질 줄 알면서도 여인을 풀어주는 것을 선택합니다.

장미는 마지막 잎을 떨어뜨립니다. 하지만 미녀는 자신을 위해 희생한 야수를 위해 눈물을 흘립니다. 그리고 저주가 풀려 다시 왕자의 모습으로 돌아옵니다. 왕자는 비로소 노파가 건넨 장미 한 송이의 가치가 한 사람의 생명과 맞먹을 수 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사랑의 모든 표현은 상징적입니다. 사랑 자체는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눈에 보이는 물질을 통해 표현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 표현들 안에서 보이지 않는 사랑을 발견할 수 있을 때 둘의 관계가 시작됩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그러니 그분의 표현은 상징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성체가 단순하게 밀떡으로만 보인다면, 그리고 성혈이 단순히 포도주로만 보인다면, 그 사람은 주님과의 관계를 진척시킬 수 없습니다. 주님께서 당신 살과 피, 생명을 내어주시는 분이심을 가슴 깊이 느낄 수 없기 때문입니다.

부모가 자녀에게 차려주는 밥상은 단순히 생존을 위한 음식이 아니라 부모의 살과 피임을 볼 수 있어야 부모에게 사랑의 감정이 생기고 효도하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전례 안에 담겨있는 하느님의 사랑을 볼 수 있어야 신앙이 성숙됩니다.

따라서 전례 때 사용되는 상징을 공부할 필요가 있습니다. 물의 의미, 빵의 의미, 포도주의 의미, 기름의 의미, 제단의 의미, 촛불의 의미, 향의 의미 등을 알면 전례에 더 깊이 참여할 수 있고 하느님과의 통교가 더 깊어집니다. 세례 이후에 이와 같은 교육을 했었는데 이를 ‘신비 교리’(mystagogia)라 부릅니다.

성령께서는 “교회의 성사적 표징을 통하여”(1152) 우리를 거룩하게 하시는 분이십니다. 바오로가 성령을 받아 눈에서 비늘이 떨어져 모든 것을 새롭게 볼 수 있게 된 것처럼, 상징을 이해하게 된 사람만이 전례 안에서 하느님의 사랑을 알아듣고 그분과의 친교의 열매를 맺습니다.



전삼용 신부(수원교구 죽산성지 전담 겸 영성관 관장)

가톨릭신문 원문보기: https://www.catholictimes.org/article/article_view.php?aid=354761&params=page%3D1%26acid%3D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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