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신문

신임 춘천교구장 김주영 주교 ‘교구장좌’ 만든 이명호 신부

by 문화홍보국 posted Jan 20,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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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춘천교구장 김주영 주교 ‘교구장좌’ 만든 이명호 신부

“교구장이 지는 무게의 의미 담았습니다”

10여 년 가구 만든 ‘목공 사제’
온갖 짐 기꺼이 져야만 하는 교구장 주교 십자가 표현
“옆에서 의지 되는 사제 될 것”

발행일2021-01-24 [제3229호, 20면]

이명호 신부가 1월 10일 춘천 죽림동주교좌성당에서 자신이 만든 제8대 춘천교구장 김주영 주교 교구장좌 옆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이 신부는 사진을 찍을 때만 잠시 마스크를 벗었다. 이 신부는 “주교님 옆에 있을 때 의지가 돼줄 수 있는 사제가 되겠다”고 말한다.
제8대 춘천교구장 김주영 주교는 1월 6일 춘천 죽림동주교좌성당에서 자신의 서품·착좌식을 준비해 준 많은 이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특히 그중에서도 김 주교는 이명호 신부(춘천교구 사회복지회 회장)에게 감사하다고 밝혔다. ‘목공 사제’로서 자신의 교구장좌를 손수 만들어 준 이가 이 신부이기 때문이다.

이 신부는 10여 년간 나무로 여러 가구들을 만들며 살아온 ‘목공 사제’였다. 2010년 춘천 거두리본당 주임 시절 새 성당 물품 비용을 아끼기 위해 버려진 가구 등으로 회의실이나 사제관 수납장을 만들기 시작했고, 그때부터 목공을 취미로 다양한 가구를 만들어 왔다. 현재 사회복지회에 필요한 의자나 탁자도 그때그때 만들어 사용하고 있고, 동료 사제들의 부탁이 있으면 종종 목재용품들을 제작해 주곤 한다.

지난해 11월 21일 새 춘천교구장 임명이 발표되고 며칠 후, 김 주교가 이 신부를 죽림동주교좌성당으로 부른 이유도 그 때문이었다. 소탈한 성품대로 교구장좌를 새로 만들기보다 전임 교구장 김운회 주교 교구장좌를 사용하고 싶었던 김 주교는 문장만 바꿔 달 수 있느냐고 물었다. 이 신부는 가능은 하지만 역사적 가치가 있으니 이는 보존하고 자신이 새 교구장좌를 만들어 보겠다고 말했다. 그렇게 직접 도안을 그리고 자재를 구해 뚝딱이는 등 이 신부는 한 달간 교구장좌를 만들었고, 착좌식에서 자신이 만든 교구장좌에 김 주교가 앉는 모습을 바라볼 수 있었다.

특별히 이 신부는 “주교님이 짊어질 일들이 참 많아 고생스럽겠다는 짠한 생각이 들었다”며 교구장 주교가 지닌 무게의 의미를 교구장좌에 담았다고 설명했다. 등판 앞면에는 색이 다른 나무를 끼워 등짐을 지고 있는 모습을, 뒷면에는 나무를 대어 지게를 지고 있는 모습을 형상화함으로써 교구장 주교가 앞으로는 영광스럽게 보일지 몰라도 실은 온갖 어려움과 짐, 십자가를 지고 있다는 점을 표현했다. 이러한 의미를 설명하던 이 신부는 “보잘것없지만 주교님 옆에 있을 때 의지가 돼줄 수 있는 사제가 되겠다”고 말했다.

이 신부는 “날이 더 따뜻해지면 뒷면에 십자가도 붙이고, 칠도 한 번 더 하려고 한다”며 목공 사제로서는 신자들과 함께 목재 성물을 만들 수 있는 공방을 마련하고 싶다고 밝혔다. 김 주교에게는 “‘항상 기뻐하십시오. 늘 기도하십시오. 어떤 처지에서든지 감사하십시오’(1테살 5,16-18)라는 사제서품 성구에 힘입어 사시면 되지 않을까 싶다”며 “장익 주교(제6대 춘천교구장)님이 너무 열심히 사목하다 쉽게 지치는 사제들을 보며 하신 말씀처럼 주교님께서도 교구장 주교직이 워낙 무게가 있어 힘드실 수 있으니, 여유로운 마음으로 ‘찬찬~히’ 하시면 좋겠다”고 진심 어린 응원을 보냈다.

이소영 기자 lsy@catimes.kr

가톨릭신문 원문보기: https://www.catholictimes.org/article/article_view.php?aid=353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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