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신문

[일상에서 쉼표를] 춘천 죽림동성당 인근 명소

by 문화홍보국-주보 posted Jul 16,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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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쉼표를] 춘천 죽림동성당 인근 명소

 

전쟁 아픔 지닌 땅
언덕 위 예수님은
양팔 들어 품으시네
발행일 : 2015-07-05 [제2951호, 11면]

우리의 일상에는 그 지역 사람들이 살아온 기억이 담겨있다. 산과 강, 그리고 사람이 어우러진 춘천의 일상을 거닐었다.

경춘선의 종착지, 춘천역. 역을 나서니 초원이 펼쳐졌다. 곳곳에 서있는 원두막이 고즈넉한 분위기를 더해준다. 이곳 평화생태공원은 지금은 평범한 공원이지만, 사실 전쟁의 아픔을 간직한 곳이다. 이곳의 옛 이름은 ‘캠프페이지’. 6·25전쟁 당시 미군이 주둔한 곳으로 2005년까지 미군기지가 있었다.

늦여름부터는 59만㎡가량 되는 이 넓은 공원에 코스모스가 만발해 장관을 이룬다. 어린이공원과 동물농장이 있어 가족나들이에도 안성맞춤인 곳이다.

 ▲ 춘천지역 복음화 산실, 죽림동주교좌성당에서 바라본 시내 전경.


춘천 번화가 ‘명동거리’를 가다

자연의 정취가 만연한 공원을 뒤로하고 15분가량 걸었을까 어느새 풍경이 도시 한복판으로 변했다. 춘천 제일의 번화가다. 옷, 신발, 악세서리, 화장품 등을 파는 가게에서부터 극장, 음식점, 커피숍 등 젊은이들의 발길을 끌만한 상점들이 늘어서 있다. 춘천에는 ‘명동’이라는 지명이 없지만, 이곳이 마치 서울의 명동 같다고 해서 ‘명동거리’라는 이름이 붙었다. 드라마 ‘겨울연가’의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어디선가 감칠맛 나는 냄새가 풍겨왔다. 냄새를 향하니 닭갈비골목이다. 점심이 조금 지난 시간이었음에도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들어갈 가게를 고르고 있었다.

 ▲ 서울 명동 같다고 해서 ‘명동거리’로 이름 붙여진 번화가.


춘천의 대표적인 먹거리 닭갈비는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으로 대학생이나 서민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어 널리 알려졌다. 그래서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던 명동거리에도 닭갈비집이 모인 골목이 생겨났다. 명동의 닭갈비골목은 춘천의 닭갈비골목 3곳 중에서도 가장 알려진 곳이다. 이곳에 모인 20여 가게에서는 닭갈비와 함께 춘천의 명물인 막국수도 즐길 수 있다.

 ▲ 닭갈비 골목.


닭갈비로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다시 걸음을 옮겼다. 명동거리의 끝자락에 춘천중앙시장이 보였다. 중앙시장은 춘천에서 가장 큰 전통시장이다. 한복과 각종 의류, 침구류, 원단 가게들이 눈에 들어온다. 한쪽 골목에는 국밥이나 분식집 등 먹거리 가게들도 가득하다.

중앙시장은 6·25전쟁 중 미군이 세운 점포들에서 시작된 시장이다. 전쟁이 끝나고 본격적으로 시장이 형성됐고, 공산품을 구하기 어려웠던 전후, 미군부대에서 나온 물건을 팔아 양키시장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지금도 수입물품을 판매하는 점포들이 많이 볼 수 있었다. 시장을 빠져나와 왼편으로 가파른 언덕 위에 십자가가 보였다. 바로 춘천교구의 주교좌, 죽림동주교좌성당으로 가는 길이다.

 ▲ 중앙시장.


죽림동성당 성직자묘역에 서다

성당은 춘천지역 복음화의 산실이다. 신자들이 거의 없던 춘천지역에 고 엄주언(마르티노) 초대회장의 선교로 곰실공소가 설립되고, 본당으로 승격되면서 죽림동에 자리 잡게 됐다. 이후에도 끊임없는 선교로 춘천지역에 여러 본당을 분당시켜왔다. 춘천지역 성당을 오르는 길목에 세워진 ‘말딩회관’은 엄 회장의 세례명에서 온 이름이다.

 ▲ 죽림동성당 앞으로 푸른 잔디밭이 펼쳐져 있다.


언덕을 오르니 잔디와 나무사이로 석조성당의 모습이 보였다. 성당에는 춘천 사람들의 일상 속에서 아픔과 기쁨을 함께 나누던 기억이 스며있다. 지금 성당 주변은 잔디와 성물로 아름답게 조성돼 있지만, 이전에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병원이 있었다. 1955년 전쟁으로 땅도 사람들의 삶도 황폐해진 때에 성골롬반외방수녀회 수녀들이 이곳에서 대가 없이 아픈 이를 돌보고, 식량과 옷을 나눠줬다. 춘천에서 이곳은 ‘성당병원’, ‘수녀병원’으로 통했다.

성당을 떠나기 전에 성당 뒤편 성직자묘역을 찾았다. 춘천교구 성직자들이 묻힌 곳이다. 그리고 이중 7위가 6·25전쟁을 전후해 신자들을 돌보다 피살되거나 옥사한 순교자들이다. 그들이 목숨을 다해 간직한 신앙이 이제는 우리의 일상이 됐다. 여정의 끝에 아무도 없는 묘역에서 잠시 침묵에 잠겼다.

 ▲ 성당 뒤편 성직자묘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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